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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고장 최고]충남 당진 필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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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상록수’ 태어난 곳, 심훈이 세우고 이름 지어

‘브나로드(민중속으로).’

러시아의 이 운동을 모티브 삼아 쓴 농촌소설의 백미가 ‘상록수’이고, 이 소설은 충남 당진 송악읍 부곡리 ‘필경사(筆耕舍)’에서 탄생했다. 심훈 선생이 직접 건립하고 이름 붙인 태어난 집이다. 마을 일대는 상록수의 무대이기도 하다.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 남쪽 송악IC를 빠져나와 현대제철 방향으로 가는 길은 부곡리와 한진리를 가로 지른다. 소설 속 ‘한곡리’는 두 마을을 합쳐 이름 지은 가상의 마을로 주인공 박동혁이 열정적으로 농촌계몽운동을 펼친 곳이다.

충남 당진군 송악읍 부곡리 필경사(위)와 상록수문화관. 심훈 선생의 원고와 유품 등이 전시돼 있다.
● 마을 곳곳 소설 소재로

지금은 부곡국가산업단지로 변했지만 농촌인 부곡리와 갯마을 한진리는 아산만 갯벌과 염전을 가르는 신작로로 연결돼 있었다. ‘해변에서 새우를 잡아 말리고, 준치나 숭어 잡는 철이 되면’이란 묘사는 당시 한진리의 실제 풍경이다. 지금은 준치, 새우가 잡히지 않지만 서해대교가 한눈에 보이는 관광지로, 해맞이 명소로 인기를 끈다.

소설에 실제 지명을 넣은 ‘큰덕미’도 고대공단이 들어서면서 사라졌다. 박동혁이 농촌운동을 함께하면서 사랑을 키우던 채영신을 맞은 한진리 뒤 해변의 조그만 산이다. ‘하루 한 번 똑딱이(석유발동선)가 와닿는 조그만 포구로 주막 몇 집과 미류나무만 엉성하게 선 나루터’라고 묘사했다. 큰덕미가 아니라 한진리가 그랬다. 1970년대 초반까지 인천을 왕래하는 여객선이 드나들었고, 80년대 초까지 손님을 태우고 경기 평택을 오가는 배가 운행됐다. 심훈 선생은 경기 안산에서 농촌운동을 하다 숨진 ‘최용신’과 큰조카 ‘심재영’을 주인공 모델로 해 상록수를 썼다. 부곡리에서 마을 청년들과 공동경작회를 조직, 농촌운동을 벌였던 심씨는 1995년 작고하기 전 저술한 수필집에서 “숙부는 11살이 많았지만 나와 친구처럼 지냈다.”고 회고했다.

심훈 선생은 심씨의 권유로 1932년 서울에서 부곡리로 내려왔다. 선생은 심씨 집 사랑방에 머물다 소설 ‘직녀성’의 고료로 200여m쯤 떨어진 곳에 필경사를 짓고 가족을 데려와 살면서 상록수를 썼다.

야트막한 구릉을 뒤로하고 소나무, 대나무, 측백나무 등 상록수로 둘러싸인 초가의 필경사는 1989년 충남도문화재자료 312호로 지정됐다. 건평 60㎡ 정도에 방 2개, 다락방, 드레스룸, 거실, 주방으로 이뤄졌다. 당시로는 화장실과 목욕탕을 집 안에 둔 점이 특이하다. 필경사 옆에 심훈 선생이 직접 심은 수령 150년 된 향나무가 아직 있다. 선생의 묘도 2008년 11월 경기 안성에서 이곳으로 옮겨 왔다. 그 옆에 1993년 지어진 ‘상록수문화관’이 있다. 소설 원고의 사본과 선생이 출연한 영화 관련 신문기사 등 자료가 전시돼 있다. 하루 평균 100여명의 관람객이 찾는다. 당진군은 상록문화제와 심훈추모제 등을 열고 있다.

● 상록초교 등엔 그의 발자취

마을에는 또 심씨가 세운 상록초등학교가 있다. 그가 농촌운동을 하면서 집 근처에 지은 야학당이 전신이다. 이 학교는 최근 황해경제자유구역에 포함되면서 이전설이 나와 주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필경사 관리사무소 구자원(51·당진군 문화체육과)씨는 “당진 최고의 문학 명소이자 농촌운동의 성지다운 면모를 더욱 갖추려면 진짜 육필 원고와 유품을 확보해 전시 기능을 강화하고 필경사에서 상록초교 사이 터 10만여㎡를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당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2010-03-0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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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