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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시대] “나는 오팔(OPAL)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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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폰 연주, 영어·일어회화, 마라톤 풀코스 완주, 정치학 석사과정….

‘열혈노인’ 이종인(62·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씨에게 나이는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하다.1999년 퇴직한 뒤 너무 바빠 살이 5㎏이나 빠졌다. 자칭 ‘58세대’(OPAL·Old People with Active Life)인 이씨는 나이들어 더 활발한 생활을 하고 있다.‘오팔보석’처럼 빛나는 하루를 보내는 이씨의 비결은 뭘까.

이종인씨
이종인씨


이씨도 처음에는 여느 퇴직자들과 다름없었다. 시간이 많아 며칠간은 행복했지만, 어느새부턴가 공허감이 밀려왔다. 퇴직하니 알아주는 사람 아무도 없는 것은 10대 기업의 중견간부였던 예전 모습과는 달랐다.‘헛되이 세월을 보내는 게 아닐까. 아침에는 어떻게 기나긴 하루를 보내야 할까….’

마침 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가 영어회화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전단이 눈에 띄었다. 젊은 시절 시간과 돈을 투자해도 도무지 실력이 늘지 않아 한맺힌 외국어를 정복해보겠다는 오기가 솟았다.“환갑에 공부는 무슨 공부? 체면이 있지….”라는 아내의 농담섞인 면박을 뒤로 하고 그길로 수강등록했다.

색소폰 부는 로맨스 그레이

“노년은 허물을 벗어던진 매미와도 같아요. 매미는 땅속에서 수년동안 갇혔다가 여름에 맴∼맴 울며 다시 태어나잖아요. 사람도 인생 대부분을 일하다가, 노년에 새롭게 태어납니다. 이 아름다운 순간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많은 것에 도전해보고 싶었죠.”

이후 이씨의 하루는 달라졌다. 일단 마라톤을 시작한 게 큰 성과. 지금도 오전 7시30분이면 한강고수부지의 여의도∼가양대교 구간(왕복 21㎞)을 달린다.42.195㎞의 풀코스 마라톤도 어느새 6번 완주했다. 최근 기록은 3시간37분 3초. 상위 20%안에 드는 우수한 성적이었다.

색소폰 학원에 가는 것도 중요한 일과다. 수십년전 군악대 행렬에서 눈여겨 보았던 색소폰도 기어이 배우고 싶었기 때문. 아직은 ‘초짜’지만 색소폰을 향한 열정은 젊은이 못지 않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130곡이나 배운 것을 보고 강사가 혀를 내두를 정도다.“젊은 사람들은 직장에 치어서 오히려 꾸준하게 배우기는 힘들죠. 아내 앞에서 나훈아의 ‘사랑’이나 노사연의 ‘만남’을 불어주는 것은 대단한 보람입니다.”

오팔처럼 빛나고 싶다

때로는 국회도서관을 찾기도 한다. 지난해부터 동국대학교에서 ‘정치 이론 및 사상 전공’ 석사과정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학기에는 싱가포르와 한국의 정치를 비교하는 논문을 써보려 한다.

‘배우는 게 지겹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씨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우고 익히니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없도다)라고 대답했다. 인터뷰가 끝나자 “Anything else?”(더 할 게 있나요?)라고 묻는 이씨. 영어수업을 들으러 가야 한다며 자리를 뜨면서 그가 남긴 말.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평생동안 미뤄왔던 숙제들을 이제서야 시작하는 기분이에요. 이쯤되면 오팔세대 맞죠?”

글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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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