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장과 한국노총 일행은 시정 설명회가 끝난 뒤 만찬장인 간담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서울시와 한국노총의 화해를 다짐이라도 하듯 ‘소주 폭탄주’를 주고받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간담회장에 들어선 이 위원장은 개인별로 한 병씩 놓인 양주를 가리키며 “한국노총이 서울시에 양주 얻어 마시러 왔다는 소리를 듣겠다.”면서 (사진기자들에게)“진짜 찍지 말라.”고 손사래를 쳤다. 이 시장 왼쪽에 앉았던 이휴상 서울지역본부 의장도 “소주 폭탄만 마시기로 했다. 양주는 전부 회수다. 그렇지만 양주도 외제로 보일지 몰라도 국산이다.”라고 거들었다. 결국 양주 30여병은 탁자 밑으로 내려졌다.
이 위원장은 또 한번 “강력한 리더십과 탁월한 추진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 시장이 서울을 더 발전시킬 것을 믿는다.”면서 건배를 제의했다.
간담회는 그 뒤로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됐다. 서울시 대변인측은 “간담회는 소주 폭탄주가 몇 순배 돌아가는 사이에 한국노총 관계자들은 ‘이 시장을 기업체를 이끈 경영자로만 알았는데 만나 보니 노동 동지로 가깝게 느껴진다.’고 말하는 등 좋은 분위기가 끝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어쨌든 대학 때 노동으로 학비를 충당하며 학생운동에도 참가했지만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이미지가 더 강한 이 시장과 노동자 단체 지도부의 만남이 어떤 상품(?)을 낳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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