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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함평군에 따르면 지난 1999년 ‘친환경 함평’을 알리기 위해 군청 뒤쪽 기산봉 일대에 암컷 4마리와 수컷 1마리 등 모두 5마리의 꽃사슴을 방목했다.
이들 꽃사슴은 이후 번식을 거듭해 현재 20∼30마리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사슴은 무리를 지어다니며 밭 등에 심어진 농작물을 마구 뜯어 먹거나 묘지를 파헤치는 등 피해가 극심한 실정이다. 특히 먹이가 부족한 겨울철에는 읍내 관음사 입구까지 내려와 차밭·보리밭 등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군은 이에 따라 최근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1㎞에 이르는 보호망을 설치했다. 그러나 사방이 탁 트인 야산과 들판이 연결돼 있어 보호망은 ‘무용지물’이다.
군은 꽃사슴들이 훼손한 묘지를 공무원을 동원, 복구하고 일부 농민에게는 보상금까지 지급하기도 했다.
급기야 지난 2월에는 전문엽사를 동원해 사살에 나섰으나 1마리를 포획하는 데 그쳤다.
주민 나모(56·함평읍)씨는 “앞으로 꽃사슴의 개체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농작물 피해와 민원이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한 주민은 “친환경을 내세워 사슴을 방목했다가 갑자기 사냥꾼을 동원해 ‘사살작전’을 펴고 있는 것은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졸속행정의 표본”이라며 비판했다. 군 관계자는 “피해가 커질 경우 꽃사슴을 ‘유해조수’로 지정, 수렵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