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에서 건교부와 비교가 안되는 환경부의 역할이 최근들어 오히려 중요시되는 분위기 때문이다. 두 부처의 통합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능조정 방안이 적극적으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건교부는 조직개편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환경부의 논리에 힘이 실리는 데 불만을 토로해 왔다. 건교부가 수량, 환경부가 수질을 따로따로 관리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물관리 일원화 문제가 논의될 때도 환경부는 ‘물관리 일원화’, 건교부는 ‘수자원관리’라고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며 신경전을 펴기도 했다.
건교부는 산하 한국수자원공사를 환경부 소속으로 옮겨야 한다는 일부의 논리에도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최근 이치범 환경부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물관리 일원화 문제 등을 또다시 거론하자, 건교부 직원들은 “잠잠해질 만하면 불을 지피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건교부의 한 간부는 12일 부처통합문제에 “조직개편 문제가 나올 때마다 건교부가 거론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팀제도입 등으로 가뜩이나 기구자체가 어수선한데 또다시 조직통합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쓸 데 없는 소모전”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 수질과 수량, 광역과 지방상수도 등으로 분리돼 있는 건교부와 환경부의 기능을 합치는 방안은 계속 검토돼 왔다.
건교부는 겉으로 통합이 바람직하고 반대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내심으로는 환경정책 우선으로 기구가 개편될 경우 개발정책이 연성화되지나 않을지 고심하는 눈치다.
따라서 건교부 안팎에서는 대통령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13일 청와대 회의에서 보고할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건교부의 한 사무관은 “대통령이 어떤 복안을 가지고 통합이나, 기능조정에 가닥을 잡을지 궁금하다.”면서 “어떻게 결론이 내려져도 부처간 협의와 여론수렴, 법률개정 등이 필요한 만큼 벌써 머리가 아파 온다.”고 토로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