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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경비원 선생님은 창고방 시인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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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비원이 관리실 창고에서 어린이 새싹들을 키우고 있어 화제다. 울산시 북구 중산동 경동그린아파트 주민들은 아파트 경비원 조남훈(62)씨가 고맙기 그지 없다. 지난 7월부터 조그마한 이 아파트에서 경비원을 시작한 조씨는 대기업 임원 출신이다.1962년 한 지방지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뒤 ‘잉여촌’ 동인으로 활동하는 시인이기도 하다. 이 같은 이력을 갖고 있는 조씨가 경비원 일을 하면서 아파트 아이들을 위해 저녁시간 과외선생님으로 나섰다.

충청도 음성이 고향인 조씨는 한화그룹에서 1997년 여수 한화교육훈련원장(이사급)을 끝으로 퇴임할 때까지 26년간 근무했다. 재직시 울산의 사회복지시설 메아리학교와 인연을 맺은 것을 계기로 지난해 울산에 정착했다.




경동그린아파트 주민자치회는 지난해 7월 경비원자리가 비게 되자 우연히 조씨에게 경비원 근무를 제의했다. 조씨는 월급은 얼마를 주든지 상관없지만 대신 관리사무실에 공부방을 마련해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칠 수 있는 조건이면 경비일을 하겠다고 했다. 인생경험을 아이들에게 나눠줄 수 있으면 보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주민들은 아이들까지 가르치겠다는 조씨를 반겨 맞았다.

조씨는 관리실 한쪽에 남아 있던 5평 남짓한 창고를 후배들의 도움을 받아 공부방으로 꾸며 ‘나눔의 글방’이라는 문패를 달고 지난 10일 오후 7시 첫 수업을 했다.

첫 수업시간, 이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교 2∼3학년생 10명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재미있게 수업을 들었다. 현재 수업을 신청한 아이들은 모두 60명. 학년별로 모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저녁 2시간씩 수업을 한다.

가르치는 내용은 글짓기·독후감 쓰기·생활한자 등이다. 공부하는 방법 위주로 지도하고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은 가르치지 않는다. 동시 짓기 실력을 길러줘 1년쯤 뒤에는 나눔의 글방 아이들의 동시집도 낼 계획이다. 수업 교재는 따로 없다. 그때그때 가르칠 내용을 복사해 나눠 준다. 복사기가 준비되지 않아 인근 약수초등학교에서 복사를 해야 하는 것이 좀 불편하다.

약수초등 민광식 교장은 “인생경험이 풍부한 분이 아이들을 가르치겠다고 나선 것은 마을을 위해 참 좋은 일로, 학교에서 도울 것이 있으며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조씨는 “비좁은 공부방이지만 이곳에서 듣고 배운 것들이 밑거름이 돼 아이들이 나중에 시인도 되고, 훌륭한 어른으로 컸으면 좋겠다.”며 “건강이 뒷받침되는 동안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 자치회장인 안은주(43)씨는 “훌륭한 분이 경비일을 맡아준 것도 그렇지만 아이들 공부까지 가르쳐 주고 있어 주민들이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며 아이들 인성교육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도 이 소식을 듣고 아이들 공부지도를 잇달아 부탁하고 있지만 현재의 공간에서는 다른 아파트 아이들까지는 감당할 수가 없는 형편이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2006-10-13 0:0: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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