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같이 입국한 친구들과 서울시내 관광도 하고 강남의 백화점에서 쇼핑을 한다. 옷가지만 200만원어치를 샀다. 김 등 식품류는 귀국할 때 사려고 미뤄뒀다. 이렇게 A씨가 한국에 와서 쓴 돈만 1000만원 가까이 된다.
●환자 1인당 1000만원 지출
강남구가 ‘의료 한류’를 표방했다. 앞선 의술을 관광과 연계시켜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4월 말 현재 강남구에는 모두 1953개의 병·의원이 자리잡고 있다. 이 가운데 성형외과 281곳을 포함한 의원이 1063곳, 치과 522곳, 한의원 335곳, 일반병원 36곳, 종합병원이 6곳이다.
특히 성형외과는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진료과목이다.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에서 강남구는 성형 수술로 이름이 높다.
강남구는 이렇게 성형수술을 위해 강남을 찾는 외국인이 한 해에 1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의 부가가치는 일반 관광객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1인당 씀씀이는 개별 관광객이 1193달러(112만원), 단체관광객이 1252달러(117만원)이다. 성형수술을 위해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쓰는 돈의 10분의1 수준이다.
강남구가 의료 관광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배경이다.
●의료 관광 시범구 추진
강남구는 의료 상품의 특화를 위해 보건복지부에 의료법 제25조 3항을 개정해달라고 건의하기로 했다. 현행 규정은 영리목적의 환자알선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 규정을 고쳐 해외거주 외국 환자에 한해 허용하자는 것이다.
또 치료를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에게는 비자 발급을 간소화해주는 방안도 관계부처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강남구는 해외 환자 유치지원을 위한 의료기관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해외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성에 나선다. 서울시에 시범구로 지정해 줄 것도 건의했다.
국제 의료관광 전문가를 양성하고, 외국 의료인 국내 연수 등 다양한 의료관광 상품도 개발하기로 했다.
●의료전문가 영어회화반 개설
강남구는 또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과 함께 운영하는 강남구립국제교육원에서 의료전문가 영어회화반을 이달 중 개설한다.
교육과정은 영어권 환자들과의 의사소통에 필요한 의학전문용어를 익히는 중급과정과 한 단계 높은 의학전문용어로 지속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고급과정으로 나눴다.
강남구는 우선 삼성의료원 의료진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후 강남구 내 모든 의료기관에 확대할 방침이다.
허숙조 강남구보건소장은 “강남구의 의료 산업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췄지만 이를 활용하려면 장애들이 적지 않다.”면서 “구청에서 이런 의료자원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2007-5-4 0: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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