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업무전산 프로그램’ 부산 남구 재무과 김병석 씨
행정 분야의 달인으로 뽑힌 부산 남구 재무과 김병석( 55·행정6급 )계장이 개발한 ‘보상사업 전산관리 프로그램’은 컴퓨터 전산 프로그래머가 만든 것 못지않게 실용성 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김씨가 보상업무 프로그램에 관심을 두고 개발에 나서게 된 동기는 2005년 3월 남구 건설과에서 보상 담당 업무를 맡으면서다.
당시만 하더라도 보상처리 업무 전산 프로그램이 없어 복잡한 지분 계산과 감정평가액 산정 등의 작업을 일일이 기재해 넣느라 밤늦게까지 일하기 일쑤였다. 또 업무 미숙으로 근저당 설정 등 권리관계가 소멸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상금을 지급할 때 따르는 배상책임 위험과 보상금 산출 및 협의과정에서의 실수 등으로 말미암은 민원 발생 등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도 민원인들은 혹시 자신들의 보상금이 잘못 산정됐는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 이로 말미암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효율적인 업무 처리방법을 고민한 김씨는 직접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전산 프로그램 책을 구입해 밤을 새워 연구하고 부산공무원 교육원 글로벌 과정 동기인 사하구 교통행정과 김성대(46)씨와 동명정보대 정명희 교수 등의 도움으로 2개월여 만에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한 수식계산 기능 자동화 프로그램 개발에 성공했다.
김씨가 개발한 보상업무 프로그램의 성능은 놀라웠다. 2005년 5월 용호동 ‘백운포 진입도로 보상공사’에 처음으로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을 활용한 결과 복잡한 지분과 사칙연산을 척척 해냈으며 수작업 시 한달여 걸리던 작업을 불과 이틀 만에 끝냈다. 또 다른 보상 업무처리 기간도 평균 4~8일에서 1~2일로 크게 단축됐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사정 프로그램 (감정평가사가 토지나 건물 평가를 작업하는 것)과 보상금 지급 회계서류 시트 전환방식 등의 업무 처리를 위해서는 먼저 엑셀 프로그램을 이해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김씨는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려고 새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1년여의 연구 끝에 엑셀을 모르는 사람도 사용이 가능한 2006년 5월 ‘엑세스VBA를 기반으로 한 보상 프로그램’ 개발에 성공했다.
이 프로그램이 개발되자 전국 지자체 보상업무 담당 직원들의 전화문의 등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특히 혁신도시 사업 등으로 보상수요가 늘면서 서울 영등포구, 경남 김해시, 경북 구미시, 강원도 영월군, 경북 청도군, 부산시 부산진구 등에서는 담당 직원들이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남구는 전국 지자체 보상 담당자들의 요구가 끊이지 않자 2008년부터는 아예 분기별로 구청 전산교육장에서 교육을 하고 있다. 김씨는 “전국 지자체에서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연간 420억원의 일손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면서 “앞으로 중국 미국 일본 등 외국 버전 프로그램 개발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2011-01-10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