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시장 상인 대상 고객관리법 등 강의… 현장학습도 병행
“깨끗한 환경이 고객관리의 기본입니다. 위생상태 등 기본부터 닦아야죠.”27일 은평구 불광동 신용협동조합에 마련된 강의실에는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됐다. 4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학생들이 메모까지 해 가며 강사에게 눈을 맞추고 있었다. 더러는 ‘전대’까지 차고 앉았다.
인근 대조시장 상인들이었다. 강사로 나선 황보윤 호서대 글로벌창업대학원 교수는 열변을 토했다. 호서대 산학협력단, 중소기업청 산하 시장경영진흥원이 주관하고 은평구가 현장 지원을 한 ‘상인대학’이다.
20개 주제별 마지막 강사로 나선 상인대학 황보 주임교수는 “전통시장은 원래 이런 곳이라는 선입견부터 바꿔야 된다.”고 입을 뗐다. 물건이 돋보이는 진열법, 조명 강도와 구매 의욕의 관계 등 현대적인 마케팅 기법을 설명했다. 1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고객관리기법’ 강의 뒤엔 대조시장으로 가 현장 학습까지 진행했다.
대부분 수십년씩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상인들은 강의를 경청했다. 전국을 휩쓴 폭우에도 불구하고 전체 상인 120여명 중 3분의2에 해당하는 77명이 자리를 채웠다. 주변에 대형마트가 들어서고 상권이 위축되면서 스스로도 전통시장 혁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탓이다.
박경수(62) 대조시장 상인회장은 “우리도 단결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음을 다시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상인대학은 전통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책으로 상인들의 의식 변화를 이끌고, 점포관리·고객관리법 등을 가르친다.
올해 5월부터 5개 시장에서 20회씩 강의가 진행됐으며, 9월쯤 또 다른 수도권 시장 4곳 정도에서 강의를 열 예정이다. 김용식 상인대학 교육총괄팀장은 “상점 운영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커리큘럼을 중심으로 운영해 현장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글 사진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11-07-28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