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일점’ 김현애씨 경인지방통계청으로 자리 옮겨
대전청사 8개 기관 중 홍일점이던 통계청 김현애(53) 대변인이 지난 1일 경인지방통계청 조사지원과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여성 대변인이 사라졌다. 후임에는 정동명 사회통계기획과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정부 외청에서 대변인은 선호하는 보직이 아니다. 조직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데다 항상 대기상황이 되다 보니 개인 시간을 갖는 것이 어렵다. 그러다 보니 여성 대변인 기용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여성 공무원들 역시 굳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는 보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현 정부들어 병무청과 통계청이 여성 대변인을 기용해 화제가 됐다. 더욱이 여성 대변인은 ‘장수한다’는 새로운 기록도 만들어냈다.
여성 대변인은 병무청이 첫 단추를 뀄다. 병무청은 2010년 1월 대변인으로 홍승미(46) 병역자원과장을 전격 발탁했다. 대표적인 마초 조직에서 변화를 선도한 셈이다. 홍 과장은 병무청의 유일한 고시(행시 41회) 출신 여성 공직자이자, 첫 여성 대변인으로 ‘병무행정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해소’라는 역할이 부여됐다. 각종 평가에서 우수한 성과를 올리면서 반신반의했던 여성 대변인은 2년 6개월 재직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월 부이사관으로 승진해 병무청 최고위직 여성에 오른 뒤 7월 산업지원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1년 6월 통계청 대변인으로 발탁된 김현애 대변인도 1년 8개월간 자리를 지켰다. 1981년 통계요원(7급 특채)으로 공직을 시작한 후 첫 외도였다. 서울에서 대전으로 매일 출퇴근한 ‘맹렬 여성’으로 회자됐고, 홍보 콘텐츠를 다양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전청사 한 간부는 “여성 대변인이 어색하기는 하지만 거부감은 없다”면서 “콘텐츠가 강조되는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2013-02-04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