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행위땐 지원금 회수’ 조례 입법예고…市 “기본권 제한 우려”
이지현 의원 등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 9명은 지난 17일 마을공동체의 정치적 행위를 제한하는 내용의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발의, 입법예고했다고 26일 밝혔다.
개정안은 시의 사업비 지원을 받는 마을공동체나 활동가들이 특정 정치성향을 보이면 사업비를 환수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일한 주민이나 단체에 3회 이상 연속적으로 사업비를 지원할 수 없도록 하고 사업비 환수 요건을 충족하면 반드시 사업비를 돌려받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발의 의원들은 “마을공동체는 자발성과 공익성을 근간으로 추진돼야 하지만 시혜성 지원이 의존성을 조장할 수 있고 특정 정치 성향을 추구하면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해당 지원사업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작년 마을공동체 미디어지원사업으로 진보신당 당원이 주축이 된 ‘중랑민중의집’에 200만원, ‘구로민중의집’이 포함된 연합단체인 관악공동총체라디오에 300만원을 지원했다가 구설에 오르자 정치적 지원금은 아니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들이 마을공동체 지원을 제한하는 조례를 발의한 건 이번까지 모두 3차례다. 남재경 의원은 지원횟수를 제한하자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최호정 의원은 이번 개정안과 유사한 내용을 발의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새누리당 측의 이런 행보가 박 시장의 정치적 영향력을 축소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박태주 서울시 마을기획팀장은 “사업비가 정치활동에 쓰인다면 당연히 환수하는 게 옳겠지만 개인이나 단체가 다른 비용을 마련해 정치적 입장을 표현하는 것까지 막는 것은 기본권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며 “사업비 아닌 개인·단체의 비용이 정치활동에 쓰였는지까지 일일이 검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설명했다.
이 개정안은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와 본회의에서 통과돼야 공포될 수 있다. 시의회 행자위는 8명으로 구성됐으며 민주당 소속이 6명, 새누리당 소속이 2명이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