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지침 훈령으로 격상… 국정조정 역할 위상·책임 강화
국무조정실은 최근 총리 지시 사항 관리 지침을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에 발령했다고 30일 밝혔다. 회의나 보고 등에서 각 행정기관에 전달하는 총리 지시 사항은 대통령 지시 사항과 달리 관리 지침이 없었다.
이 때문에 총리 지시 사항에 대한 진행 과정이나 달성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이번 조처로 총리 지시 사항이 전달체계에 따라 각급 기관에 전달되고, 추진 실적도 체계적으로 관리된다.
새 지침은 큰 틀에서 대통령 지시 사항 관리 지침과 비슷한 체계를 갖고 있다. 지침은 지시 사항을 각 성격에 따라 추진 과제와 훈시 과제로 구분해 운영하도록 했다.
추진 과제는 기관별로 정책 추진 실적을 실시간 등록해 진행 상황을 관리한다. 대통령이 계획을 수립하거나 검토하도록 지시한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추진 과제에 포함하면 실효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훈시 과제는 실적을 등록할 필요는 없지만, 일선 기관에서 공람을 통해 국무총리가 강조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국무조정실장은 지시 사항을 전자관리시스템을 통해 각 기관에 시달한다. 부처 간 협업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주관기관과 관련기관을 구분한다. 이러한 지시 사항은 각 부처 기획조정실장이 총괄하도록 했다. 시·도 지자체에 대한 내용은 안전행정부 장관이, 시·도 교육청 소관 내용은 교육부 장관이 각각 종합적으로 관리한다.
또한 지시 사항이 국정과제 등과 중복될 경우 전자관리시스템상의 업무카드에 중복 과제를 명시하도록 했다. 이러한 유사·중복사업은 향후 통합적으로 관리되는 등 기관간 역할을 조정하게 된다. ‘부처 간 벽 허물기’를 수월하게 하는 바탕이 될 수도 있다. 더불어 국무총리 지시 사항의 추진 상황은 연 2회 기관장이 자체적으로 점검하고 평가해 이를 국무총리에게 보고하게 된다.
앞서 국무조정실은 대통령 지시 사항 가운데 검토 사항에도 관리번호를 부여하는 등 지시 사항의 실효성을 확보해 왔다. 앞으로 정부 시스템상으로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무총리의 지시 사항도 진행 과정을 모두 확인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총리 지시 사항은 대통령 지시 사항에 준용해 내부지침 형식으로 운영했지만, 이를 훈령으로 격상했다”면서 “지시 사항이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2013-07-01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