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광주시와 우치공원관리사무소에 따르면 동물들의 우리는 물론 동물원 내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가 단 한 대도 없는 실정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육사 11명은 특별한 보호 장구 없이 봉 형태의 전기 충격기 한 대만을 소지하고 우리를 출입하고 있다.
현재 우치동물원에는 뱅갈 호랑이 6마리, 시베리아 호랑이 2마리, 사자 7마리, 표범 1마리, 에조 불곰 2마리, 유럽 불곰 1마리, 반달가슴곰 4마리 등 맹수로 분류되는 포유류 23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사육사들은 통상 이중, 삼중으로 된 내실에 먹이를 놔두고 맹수를 유인, 철문을 잠가 감금 상태를 확인한 뒤 맹수와 차단된 상태에서 2인 1조로 방사장에 출입한다.
그러나 잠금장치 외에는 별도로 사육사들을 보호할 설비가 없고 CCTV도 없어 안에서 긴급 상황이 발생해도 바깥에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관람객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CCTV 설치는 필수 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우치공원은 현재 맹수가 우리를 뛰어넘어 관람객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우리와 관람객 통로 사이에 깊게 패인 골을 만들어 10여m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동물원들이 점차 이격 거리를 완전히 없애고 높은 유리막을 설치해 관람객들이 가까이에서 동물을 볼 수 있게 운영하는 점을 고려할 때 공원 전반에 CCTV 설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나 광주시는 현재까지 CCTV는 물론 안전 대책 마련에 대해 어떤 계획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우치공원은 오는 26일 사육사 긴급회의를 열어 안전사고 대비책 논의할 계획이다.
우치공원의 한 관계자는 “서울대공원사고는 임시사육시설로 옮겨진 호랑이가 달라진 환경에 예민해지고 잠금문이나 담 높이 등이 맹수에 맞지 않아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맹수가 공격성을 드러내는 경우는 잘 없지만 대형 사고 예방을 위해 CCTV 설치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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