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해보험 가입 농가 가뭄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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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전북도에 따르면 기상청 장기예보에 따라 농가들에 풍수해보험 가입을 독려했다. 도는 14개 시·군과 함께 241개 읍·면·동에 보험상품 포스터와 리플릿을 비치하고 이·통장 회의에서 홍보하는 등 행정력을 집중했다. 정부의 국정시책 합동평가에 풍수해보험 가입률이 중요한 항목으로 포함된 이유도 컸다.
그 결과 도내 풍수해 가입 대상 24만 4000가구 가운데 13.2%인 3만 2541가구가 가입했다. 경기에 이어 전국 2위다.
그러나 기상청 예보와 반대로 가뭄이 심해 풍수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도내 7~8월 강수량은 215.9㎜로 평년 490.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장마철에도 비 구경하기 힘든 ‘마른장마’로 지나갔다. 일부 지역에 국지성 호우가 내려 농작물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지만 이는 보험 대상이 아니다. 풍수해보험은 주택과 온실만 보상한다. 농작물을 보상받으려면 농작물재해보험을 들어야 한다.
풍수해보험에 가입한 농민들은 “지자체와 기상청이 공포감을 조성해 보험가입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도내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는 국비 23억원, 도비 2억원, 시·군비 2억원, 자부담 15억원 등 모두 42억원이다.
하지만 전북도는 풍수해보험은 정부와 지자체에서 보험료의 절반 이상을 보조해주고 심리적 안정 효과가 큰 점을 감안할 때 보험 목적을 달성했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올 기상청 장기 예보를 믿고 보험가입을 독려했는데 가뭄이 들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2015-10-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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