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의 불’ 수도권 방역 전문가 제언
코로나 확진 80%가 집단발생과 연관“콜센터처럼 검사 땐 확진 급속히 늘 수도”
“현재 상황으로는 개학 추가 연기 불가피”
TK 이어 서울·경기 등 확산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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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빽한 출퇴근 지하철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 직원들 중 일부가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신도림역을 이용해 출퇴근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2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로 가득한 열차가 신도림역 승강장에 도착하고 있다. 신도림역은 하루 평균 수송량 9만명, 환승객 39만명에 달하는 서울 최대 환승역으로 꼽힌다. 뉴스1 |
구로 콜센터의 집단감염은 빙산의 일각일 뿐 이미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졌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2일 “콜센터도 검사를 하니 환자가 줄줄이 나왔다. 검사를 안 하니 환자가 안 보이는 것일 뿐 훨씬 많은 감염자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동 단위별로 지역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을 감염 관리자로 두고, 각 동에 속한 시설마다 담당자를 둬 아침마다 건강상태 질문서를 작성하도록 해 유증상자는 바로 검사하는 등 철저하게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제는 사망자를 줄이고 기존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막는 게 핵심”이라며 “수도권에서 대구·경북 같은 사태가 벌어질 것에 대비해 서둘러 의료 자원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지역에서 의료시스템이 붕괴되면 수도권에 오겠지만 수도권에서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수도권 환자를 어느 지역에서 받을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은 콜센터뿐 아니라 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 등이 집단감염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좁은 교실에서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 수십명이 생활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연쇄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이가 감염되면 부모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크고, 그 부모가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며 직장과 지역사회로 2차, 3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개학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과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은 이날 성명을 내고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개학을 3월 23일로 연기했으나 현재 코로나19의 확산 상황으로 볼 때 3주간의 기존 연기로는 자녀들을 지켜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20-03-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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