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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 100분 난상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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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과 만나지 않으면 행정에도 동맥경화가 생깁니다. 마냥 놔두면 이해관계에 얽혀 끝내 서로 생채기만 남기는 일들이 많아요. 함께 머리를 맞대는 자리를 마련하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풀어내서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야죠.”

유덕열(오른쪽) 동대문구청장이 지난 9일 이문동 2구역 주택재개발 사업과 관련한 ‘목요일 주민과의 대화’를 갖기에 앞서 아파트 건설 현장을 찾아가 민원을 경청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12일 입을 앙다물며 이렇게 말했다. 매주 목요일 갖는 주민과의 대화에 대한 설명이다.

그는 재개발·재건축과 같이 주민들끼리 나뉘어 첨예하게 맞서는 사안들을 놓고 직접 사회를 보며 매회 100분씩 토론을 벌이고 있다. 휴가를 보냈던 지난달 5일을 빼고 오는 16일이면 꼭 10번째이다.

방식부터 남다르다. 토론에는 조합 대표와 비상대책위원회, 세입자와 시공회사 관계자 등이 나선다. 유 구청장은 “늘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마음으로 약자의 편에서 생각해줄 것을 기득권층에 호소하고, 원만하게 분쟁이 조정되도록 하는 데 우선 의미를 둔다.”고 했다. 대립한 사람들이 사회자 중재에 따라 의견을 내고, 관련 부서의 간부와 실무진으로부터 설명을 들으며 차분하게 진행한다.

마치 법정과 같다. 1차 토론 뒤 4주에 걸쳐 해당 부서에서 계속 당사자간 다리를 놓고, 한 달 뒤 다시 만나 의견을 조율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때까지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다.



유 구청장은 “재개발·재건축에 얽힌 시위가 많은데, 이를 의식해서 토론 시간을 마련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또 “세입자 쪽을 거든다고 좌(左) 편향이라며 몰아붙여서는 곤란하다.”면서 “너그러움을 갖고 갈등의 여지를 줄이는 게 최대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크게 보면 내 친구나 선후배 중에도 세입자가 있고, 조합원도 섞여 있다. 그런데 법률에 맡겨서 깔끔하게 풀리는 일이면 일부러 만날 필요도 없다.”며 “입장 차이로 충분히 대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 1주일째이던 지난 7월8일 답십리 16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을 첫머리로 한 목요일 토론이 2개월을 넘김에 따라 조금씩 성과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청량리 7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과 관련, 지난달 4~25일 조합원 의견을 제출받아 여론 흐름을 읽었다. 그리고 지난 7일 조합의 견해 및 증빙서류와 향후 사업추진계획서를 받아 관리처분 총회 등 적법 여부를 검토 중이다.

청량리 7구역 재개발을 둘러싼 민원은 총회 의결요건인 정족수 미달과 재산 저평가 및 분양가 고평가, 이주대책 미흡 등 매우 다양했다. 그러나 대화를 마련하는 주체가 없어서 객관적 접근 없이 감정이 쌓인 채 서로 눈총만 쏘던 상황에서 약간씩 접점을 찾고 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유 구청장은 설명했다.

답십리 16구역도 비슷하다. 오는 29일 상가 세입자, 다음달 5일 주택 세입자들과 차례로 만날 계획을 세웠다. ‘비대위’ 측으로부터는 이미 주민총회 서면결의서 및 참석자 확인, 조합설립 변경 인가 동의율 산정 내역 등에 대해 확인을 마쳤다.

유 구청장은 “예전엔 직원들마저 구청 앞에서 시위하는 사람들에게 ‘세금 얼마나 내냐’는 시비까지 걸었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그런데 하소연할 곳이 생겼다는 점만으로도 민원인들에겐 적잖은 기쁨을 안기는 것 같다.”고 말을 맺었다.

글 사진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2010-09-1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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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