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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Secret 스토리] 용산구 용산동 2가 해방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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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란민 살던 곳이 외국인 삶터로… 서울 속 작은 외국 마을

“‘HBC’를 아시나요.” 단어만 들어도 어딘지 단박에 알아챘다면 당신은 트렌드 세터(trend-setter)다.


17일 용산구 후암동 골목을 지나가는 시민들이 예쁘게 장식된 담장 벽화를 즐거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문학 마니아에겐 이범선의 소설 ‘오발탄’의 배경으로 익숙할 것이다. 젊은이들에겐 이태원에 이어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놀이와 데이트의 명소이고,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겐 다양함과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바로 용산구 용산동 2가 ‘해방촌’(HBC)이다. 남산 서쪽에 있는 마을로, 시내 전경이 한눈에 보이며 빼어난 야경을 뽐낸다.

해방촌은 1945년 광복 뒤 월남한 사람들이 터를 잡고 6·25전쟁 피란민들이 가세한 비탈 마을이다. 한때 서울에서 가장 낙후된 곳으로 손꼽히곤 했다. 그랬던 해방촌이 몇 년 전부터 달라졌다. 좁은 골목길의 낡은 담벼락엔 자원봉사자들의 정성이 담긴 벽화가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고, 이태원이나 한남동 등의 높은 임대료에 질린 외국인들이 하나둘 이곳으로 몰려들면서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낡고 쇠잔한 느낌은 어느새 해방촌만의 특별한 장점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됐고 입소문은 시간문제였다.

해방촌을 제대로 즐기려면 테마별 코스를 파악한 뒤 동선을 짜는 게 좋다. 나름대로 번화함을 자랑하는 해방촌 오거리에서 방사형으로 뻗은 다섯 갈래의 길은 저마다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 길을 따라 구경하는 것도 해방촌을 잘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먼저 해방촌 마을을 알고 싶다면 108계단과 벽화 감상 코스가 제격이다. 후암동 버스 앞에서 올려다보면 단박에 눈에 들어오는 108계단은 종종 드라마의 배경이 될 만큼 유명세가 따르는 곳이다.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108개의 대리석 계단으로, 계단 중간에 예쁜 정원이 조성돼 있다. 108계단 맨 위에 올라서면 서울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108계단 양옆으로는 1960~70년대 해방촌 상권을 장악했던 일명 ‘요코’(스웨터 가내수공업)의 흔적이 담긴 미싱가게들이 줄지었다. 해방촌의 근대사를 묘하게 느낄 수 있어 사진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많다. 108계단을 따라 좁고 낡은 후미진 골목길을 누비다 보면 해방촌의 백미인 각종 벽화가 눈에 띈다. 야외 갤러리에 온 듯한 느낌이다. 보성여고 재학생과 서울대 건축학과 학생, 외국인 등 해방촌 주민들이 손수 작업한 벽화지만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뽐낸다. 산책을 원한다면 남산 소월길을 거쳐 해방촌을 찾는 길이 좋다.

해방촌에선 해외여행을 가지 않아도 다양한 국적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경리단길과 연결된 해방촌 골목길엔 이국적인 레스토랑, 카페, 펍이 줄지어 있다. 어느 집을 가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대부분 이름난 맛집이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2013-09-1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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