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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합격증 받은 66세 양판태씨 평생 소원 이룬 성동구 응봉동 그곳은

“그래도 제 앞에선 ‘다 늙어 대학 가서 뭐하게’라는 내색을 하지 않고 ‘대단한 결심 했다’ ‘애썼다’ 해 주니까 그게 고맙죠. 허허.”

응봉동 주민센터 서예반 양판태(왼쪽 사진)씨가 수업 시간 붓글씨에 몰두하고 있다. 대전대 서예한문학과에 합격한 뒤 서예반 총무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는 양씨(오른쪽).성동구 제공

14일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양판태(66)씨의 목소리에서는 여유가 느껴졌다. 양씨는 최근 기쁜 소식을 하나 받았다. 대전대 서예한문학과에 특기자전형으로 수시합격 통지를 받은 것이다. 애써 키운 4남매는 이래저래 대학 공부를 다 시켰으니 집에선 14학번으로 학번상 가장 막내인 셈이다.

양씨가 서예에 취미를 붙인 것은 2004년이다. 응봉동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서예교실에 들어가면서부터다. 뭔가 배워 보고는 싶었지만 그때만 해도 서예로 대학을 가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래도 어릴 적 어른들 어깨너머로 봐둔 건 있으니 주민센터에서 하는 다른 프로그램보다는 취미 삼아 하기 좋겠다 싶었죠.” 한자를 공부한 것도 아니다. “6남매였는데 집안이 어렵다 보니 학교 다녀와서 가방 던져 놓자마자 논밭일 돕기에 바빴어요. 그 시절에는 학자금 대출도, 알바라는 것도 없었으니 자연스레 그냥 공부를 그만둔 거지요.”

응봉동 주민센터에서 서예를 꾸준히 배워 나가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한국서화협회에 작품을 내놓기도 했다. 대학에 가고 싶단 생각도 슬슬 들었다. “글씨를 써 가며 이런저런 책을 보다 보니 ‘공부라는 게 한번 만지면 어떻게든 끝을 봐야 하는 것이로구나’ 싶더군요. 더구나 요즘은 100세 시대 아닙니까.” 10년이나 글씨를 써 왔으면서도 굳이 대학에 입학하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도 그 때문이다. “10년 썼다지만 쓰면 쓸수록 이제 입문이다 여겼습니다. 뭔가를 더 배워 한 단계 올라서고 싶었어요. 젊은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살아가는 데도 활력을 얻고 저 스스로에게도 새로운 자극을 주고 싶습니다.”

서예 공부를 도와준 주민센터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4년 동안 열심히 배워서 졸업작품은 꼭 주민센터에 기증할 수 있도록 할게요. 도와주신 서예교실 강사님들, 회원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서예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글귀를 꼽아 달라는 말에 양씨는 ‘새옹지마’를 꼽았다. “인생이 원하는 대로 살아지진 않지만 그래도 때론 이런 행운을 가져다주지 않습니까. 허허허.”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2013-11-1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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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