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는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재건축 아파트 개발이익환수제가 실시된다.재건축사업을 통해 늘어나는 용적률의 25%에 해당하는 물량을 의무적으로 임대주택으로 짓고,이를 정부에 표준건축비로 넘기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 제도가 실시되면 강남 재건축단지 주민들은 당초 예상과 달리 수천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이 때문에 재건축사업이 지연되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 대안으로 리모델링이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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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모델링 시범단지인 서울 마포구 용강동 … 리모델링 시범단지인 서울 마포구 용강동 강변 그린 아파트. 시공 전후로 내부는 물론 외관이 크게 달라졌다. |
●소규모 단지에서 중규모 단지로 확산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는 서울에서만 20여 곳,2600가구에 이른다.지금까지는 대부분 규모가 작은 단지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앞으로는 리모델링이 중규모 단지로 번질 태세다.강남·서초구 등 강남권에서 500∼700가구 단지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구 신사동 삼지아파트(60가구)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오는 9월 말 착공할 예정이다.오래된 아파트가 많은 압구정동 일대에서도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사례가 많다.압구정동 구현대5차(224가구)는 시공사를 삼성물산으로 선정,현재 건축심의를 준비하고 있다.
한강변에 있는 한양1차(936가구)와 미성1차(322가구)아파트도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쪽으로 방향을 돌렸다.대형 건설사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사업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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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용산구 로얄 아파트 평면도. 시공 전과… 서울 용산구 로얄 아파트 평면도. 시공 전과 비교해 평면이 크게 바뀌고 주거공간이 늘어나게 된다. |
서초구 방배동 궁전아파트는 최근 건축심의를 통과했다.3개 동 216가구 전체를 바꾸는 단지형 리모델링이 추진되고 있다.31평형과 39평형은 복도식을 계단식으로 바꿔 주거 공간을 늘리는 방안으로 추진하고 있다.51평형은 앞 베란다를 늘리는 것으로 설계됐다.굳이 허물지 않고도 가구당 면적이 5∼7평 늘어나는 효과가 기대된다.동과 동 사이에 지하 주차장도 만들어진다.동별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으며,1개동은 이주를 마쳤다.
용산구 이촌동 로얄아파트는 이주를 완료하고 대림산업을 시공사로 확정해 지난달 착공에 들어갔다.광진구 광장동 워커힐아파트(653가구)도 최근 리모델링 시공사 선정을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삼성물산과 LG건설을 결정했다.강동구 둔촌동 현대1차 아파트(498가구)도 주민추진위를 결성하고 설명회를 개최했다.지하주차장을 신설하고,LG건설·현대산업개발·쌍용·포스코·삼성 등 5개 업체 가운데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사업 진척 빠르고 평형 증가도 가능
리모델링이 각광받는 이유는 사업추진이 빠르다는 것.집을 허물고 다시 짓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사 기간이 짧다.사업 추진 절차가 간소하고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간다.기존 아파트를 덧대는 것이어서 소형 평형 의무비율 등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공용 공간인 복도를 막아 전용 공간으로 바꾸거나 베란다를 달아 면적을 늘릴 수 있다.낡아 사용이 불편한 각종 배관이나 주방을 새 것으로 바꾸고 내부 평면을 바꿀 수 있다.
리모델링으로 늘어나는 면적에 대해서는 취득세와 등록세가 면제된다.20년 이상된 공동주택을 증축하거나 10년이 넘은 공동주택을 철거하고 같은 규모로 리모델링하면 공사비에 붙은 10%의 부가가치세를 면제해준다.
동부이촌동 로얄아파트를 보면 리모델링 효과가 확연히 드러난다.
우선 내부 평면이 바뀐다.남북을 1자로 관통시켜 개방감·조망권·통풍을 뛰어나게 설계했다.앞쪽은 한강 조망,뒤쪽은 용산공원과 남산 조망이 가능한 입지 장점을 살려 양쪽을 틔움으로써 개방감을 극대화시켰다.
58평형의 경우 5평이 늘어난다.전체적으로 주거공간이 10% 이상 늘어난다.불필요한 공간이었던 다용도실을 없애고,좁았던 침실·주방도 넓힌다.발코니·드레스룸 등이 커지고,수납공간도 다양하게 배치했다.
한쪽으로 몰려 있던 욕실의 위치도 분산시켜 생활 동선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등 1가구 2세대 동거가 가능한 구조로 다시 태어난다.
지하 수영장을 주차장으로 바꿔 재산가치를 높이고 주차문제를 해결했다.마감재는 최신 제품으로 교체된다.외관도 달라진다.페인트칠을 하지 않고,석재와 알루미늄 패널 등의 자재를 붙여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유지수선비도 줄이도록 했다.
하지만 투자시 주의할 점도 있다.재건축과 마찬가지로 주민동의가 문제다.조합이 양분되면 사업추진 기간이 늘어나 수익이 떨어진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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