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가 번쩍이는 아이디어를 잇따라 내놓아 집행부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의회의 수준높은 정책대안 제… 서울시의회는 의회의 수준높은 정책대안 제시를 위해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정책연구실’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정책연구위원들이 서울시의원들과 함께 의회 현안을 놓고 토론을 벌이고 있는 모습.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인수봉·백운대·만경대에 설치해 관광자원 활용”
강북구의회 신승호 의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집행부 관계자들에게 지역의 자연경관을 이용한 경영수익사업을 요구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삼각산(북한산)의 인수봉, 백운대, 만경대 등 세 봉우리를 연결하는 케이블카를 설치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들지만 기발한 아이디어임에는 틀림없다.
또 서울시의회 부두완(노원구)의원은 최근 ‘버스중앙차로에 설치된 정류장을 활용한 수익창출 검토’를 집행부에 건의했다. 현재 시의 관련부서에서는 타당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만약 현실화되면 경영수익 창출과 함께 시민편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지방의회나 의원들은 평소 집행부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을 지적하며 시민의 입장에서 고쳐 나가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른바 ‘지방의회의 정책대안 제시 기능’이다.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 있는데다 의원들도 활발히 이용하고 있다.
의회가 사무감사를 통해 집행부에 요구하는 ‘시정 및 처리사항’과 ‘건의사항’이 이에 해당한다.
지방의원들은 이를 통해 부분적이나마 주민들의 의사를 집행부에 반영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집행부 정책을 이끌어 내는 기능을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서울시의회의 경우 해마다 위원회별로 평균 100건 이상의 시정요구 및 건의사항을 내놓는다.
서울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위원장 김충선)의 경우 지난번 행정사무 감사 때 146건을 시정요구하거나 건의했다. 이 가운데 52건은 이미 처리됐고 68건이 추진 중에,24건은 검토 중에 있다. 행정에 반영되지 않은 것은 2건뿐이다.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이종필)에서는 112건의 시정·처리 및 건의사항을 내놓아 1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항은 모두 행정에 반영되도록 했다.
기초의회도 마찬가지다. 각 위원회별로 평균 30∼40건의 시정요구 및 건의사항을 통해 행정서비스가 골고루 주민들에게 미치도록 감시·견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청수 서울시의회 전문위원은 “의회와 의원들의 역할이 활발해지고 전문화될수록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의회의 기능 또한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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