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이 시장 안을 돌며 “시장 시설, 주변이 깨끗해졌느냐.”고 묻자, 직물을 파는 김현애(45)씨는 “시장 안이 환해졌다.”면서 “이제 손님들 기분도 상쾌해질 것”이라면서 미소로 답했다.
김 구청장이 구 의원과 상인 회장 등 관계자들과 재개장을 알리는 테이프를 자르자 상인들은 큰 박수와 환호로 답했다.
이날 김충용 종로구청장의 표정이 밝았다. 따뜻한 봄 날, 새 마음으로 시작하는 상인들도 기대에 찬 모습이었다.
이날 준공식을 한 동대문종합시장 D동 상가는 1971년에 문을 열었다. 줄곧 직물과 원단, 침구류 등을 파는 도·소매시장으로 의류자재 공급의 선도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유통 구조와 소비자의 구매 행태가 바뀌면서 손님이 줄었다.
김 구청장은 “구청장 출마 전 관내 재래시장에 왔을 때 파리가 날리고 상인들은 졸고 있고 손님들마저 표정이 어두웠다.”면서 “48년 전 처음 왔을 때 발 디딜 공간이 없을 정도로 북적북적했던 모습은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30년 넘게 종로에 산 토박이로 내 고장에 대한 애정이 크다.”면서 “출마하면서 평소 소신대로 재래시장을 살려 종로구 상권을 살리겠다는 공약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취임 뒤 재래시장 환경개선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그는 “경쟁력 있는 시장들부터 개선하기 시작했다.”면서 “오는 4월 통인시장 환경개선까지 이뤄내면 관내 재래시장의 50%쯤은 환경개선이 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광장골목시장과 광장시장 등 6곳 재래시장의 환경개선작업이 이뤄졌다. 광장골목시장은 2002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조형물 설치 및 진입로 정비가 이뤄졌고 광장시장은 2003년 11월부터 작년 3월까지 건물이 리모델링되고 시장 내 만남의 광장이 조성됐다. 광장시장과 광장골목시장은 1905년에 개설된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시장이어서 더욱 살려야 했다고 한다.
그가 이런 사업에 애정을 두는 건 어려운 이웃을 진심으로 돕고 싶기 때문이다. 김 구청장은 어머니를 다섯 살에 여의고 아버지가 새 장가를 간 뒤 할아버지와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대학 시절엔 아버지가 사업으로 돈을 잃어 생활비를 못 주자 탄광에서 일하다 죽을 뻔한 적도 있고 기차에서 껌, 볼펜 등을 팔기도 했다. 그는 “어린시절 어렵게 살아서인지 힘든 이웃을 보면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환경개선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 관광특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시장이 청계천 바로 옆에 있어 관광객이 음식과 쇼핑 등을 저렴하게 즐기기 좋은 장소”라고 설명했다. 실제 광장시장 먹을거리 노점들은 환경개선사업과 청계천이 복원된 뒤 매출이 3배나 늘었다고 한다.
그는 전보다 재래시장에 오는 손님들이 늘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이날 김 구청장은 상인들에게 ‘시장을 쾌적하고 경쟁력 있게 해 줘 상인 모두가 감사한다.’는 감사패를 받았다. 그는 “구청장 출마 때 약속을 지킨 것뿐”이라면서 “잘 협조해 준 상인들이 오히려 더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관내 재래시장에 대한 관광특구 지정도 꼭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출생 1939년 강원도 영월
▲학력 충북 제천고, 경희대 약학과 졸, 고려대 정책대학원 최고위과정 수료, 한양대 지방자치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졸업(석사학위), 경남대 북한대학원 민족공동체지도자과정 수료, 국민대 정치대학원 재학중
▲약력 종로구 약사회장, 대한약사회 이사(현), 옥광약국 경영(현), 종로신문사 발행인 겸 편집인, 바르게살기운동 중앙협의회 부회장(현), 밝은 사회 중앙클럽 회장, 경남대 북한대학원 민족공동체지도자과정 총동창회장(현)
▲가족 아내 최복연씨와 1남 3녀
▲기호음식 된장찌개
▲좌우명 바르게 살자, 웃어른을 공경하자
▲주량 소주 한 병
▲애창곡 아빠의 청춘
▲취미 국선도 단전호흡
2006-3-13 0: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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