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나타나는 무료 자전거 병원
“비 맞으면 물기만이라도 좀 닦아 주세요. 이것만해도 고장이 안나요.”
지난달 29일 서울 금천구 1호선 시흥역 인근 안양천변 간이천막. 금천구 교통행정과에 근무하는 권철영(43)씨가 한 초등학생의 고장난 자전거를 수리해 건네 주면서 꼼꼼히 주의사항을 일러 준다. 주말마다 이곳 안양천변 자전거 도로에는 이동식 자전거 수리소가 설치된다.
금천구청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이 돌아가며 무료봉사를 하는 이른바 ‘자전거 종합병원’이다.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운영되는데 찾는 사람만 하루 100여명이다. 한 동호인은 “일요일 오후에는 줄을 설 정도다. 공짜인데도 잘 고친다는 소문이 나면서 경기 안양시에서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자전거 이동병원에는 자전거 고장 진단은 물론 수리에 필요한 공구와 간단한 부품 등도 무상으로 지원한다. 펑크 난 타이어를 교체해 주고 체인, 브레이크, 볼트·너트 풀림상태까지 점검해 준다. 공기주입은 물론 말만 잘하면 자전거 세차도 가능하다.
금천구 안양천변 자전거 도로는 넓고 편하기로 유명하다. 자전거도로는 6㎞ 구간에 폭 4m로 마치 자동차 도로를 보는 듯하다. 원래 찻길이던 곳에 차량을 통제하고 벤치 등 휴식시설과 운동시설을 설치한 덕분이다. 이 때문에 초보자도 안전하고 편하게 강변 자전거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무료 자전거 대여소 운영 계획
금천구는 이용자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5월까지 지하철역, 쇼핑센터 등 곳곳에 720대분의 자전거보관대를 설치하고 공기주입기도 비치하기로 했다.
특히 구는 가산디지털단지역에 1억원을 들여 자전거 무료대여소도 운영하기로 했다.
또 노는 토요일마다 생태전문가와 자전거길을 따라 배우는 생태환경교육도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관리 역시 중요한 만큼 자전거 시설 순찰팀을 상시 운영해 자전거 주차장 및 주변 환경을 정비점검한다는 계획이다.
한인수 금천구청장은 “그동안 도로 건설 등 시설공급에 치중했던 자전거 정책을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 중”이라면서 “자전거를 근거리 보조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는 것이 구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