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자료를 검토하느라 분주한 시간에 민원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민원이 자기 뜻대로 처리되지 않았다며 다짜고짜 욕설입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강사로 나선 지윤정 리더십 컨설턴트의 까다로운 질문에 선뜻 대답하고 나서는 수강생이 없다. 그룹별로 이뤄지는 쌍방향 강의에 익숙하지 않은 탓이다. 이윽고 용감한 수강생 몇 사람이 쭈뼛거리며 입을 연다.
“댓거리를 할 순 없고, 조용히 실무직원한테 수화기를 넘겨야죠.”
“심호흡을 한 뒤 차분한 말로 상대방의 흥분을 가라 앉혀야죠.”
이날 강의에선 8명씩 6개조를 편성해 조별 토론과 발표, 평가가 4시간 동안 이어졌다. 이날 강좌를 수강한 정광진 홍보전산과장은 “쉴 새 없이 질문하고 토론거리를 던져 지루할 틈이 없었다.”면서 “직원 수백 명이 강당에 모여 강의 한번 듣고 끝내던 지금까지의 친절교육에 비해 훨씬 효과적이었다.”고 전했다.
관악구가 올해 처음 개설한 친절 아카데미는 9급부터 4급 간부직원까지 구에 근무하는 전 직원이라면 연간 8시간 이상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필수 교육과정. 오는 4월 30일까지 23회에 걸쳐 50명씩 그룹 단위로 운영하며, 교육은 고객만족(CS)분야 전문 컨설팅 업체가 전담한다.
구 관계자는 “전담 교육장을 마련하고 발표와 토론 등 쌍방향 교육이 이뤄지도록 역점을 뒀다.”면서 “앞으로 CS리더과정과 사내강사 양성교육, 친절교육 특강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