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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행정] 용산구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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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꼴로 사느니 빨리 죽는 게 낫겠다 싶어. 그렇다고 이대로 죽자니 너무 원통해. 참을 수가 없어.”

13일 용산노인복지관 소속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서후진(44)씨를 맞은 홍옥순(81) 할머니의 주름진 눈가에 금세 물기가 번졌다. 서씨를 매만지는 거칠고 오므라든 두 손에선 일주일 만에 찾아온 말 동무를 잠시라도 더 붙들어 두고픈 절박함이 묻어났다.

“희망을 버리면 안 돼요. 봄볕 좋은 날 남산에 꽃구경 가자는 약속 잊지 않으셨죠?”

서씨의 따뜻한 위로에 할머니가 소녀처럼 반색하며 되물었다.“정말로 가는 거야? 그런데 진달래 피려면 한참 남았지?”


13일 용산구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서후진(오른쪽)씨가 한강로1가 홍옥순 할머니 집을 찾아 말벗이 되어주고 있다.
용산구 제공
생활관리사 16명 고군분투

서씨는 지난해부터 지역의 혼자 사는 노인 집을 돌며 말벗이 돼주고 있다. 가난과 질병, 외로움의 삼중고와 싸우는 분들을 더 자주 찾고 싶지만 여의치 않은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서씨가 돌보는 홀몸 노인은 모두 35명. 일주일에 한번 집을 방문해 건강과 주거상태를 살피고 두 차례씩 전화 해 안부를 챙긴다. 용산에는 서씨 같은 생활관리사가 16명 더 있다. 지난해 23명이었지만 새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최근 6명이 줄었다.

홍옥순 할머니의 집을 나와 한강로1가 김점순 할머니와 용산동 안순애 할머니 집을 거쳐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전쟁기념관 서편 최정숙(82·가명) 할머니 집. 행정구역상 한강로1가 13번지에 속하는 이 지역은 적산(敵産)풍 목조가옥과 전쟁 직후 날림으로 찍어낸 벽돌집 수십 채가 어지럽게 지붕을 맞댄 용산의 대표적인 불량주택 밀집지역이다.


“손녀한테선 연락이 왔어요?”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최정숙 할머니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낸다.

“지난번엔 몸이 아파 연락을 못했던 거래. 그런데 이번에 장학금을 받게 됐다네. 어릴 적부터 공부 하난 잘했거든. 같이 살겠다는 걸 억지로 떼어내 기숙사로 보냈는데 너무 기특해.”

정부 예산 삭감… 독거노인에 불똥

노인들이 쏟아내는 구구절절한 사연을 묵묵히 들어주는 것도 생활관리사들의 중요한 임무다. 사연들 대부분이 먼저 간 배우자에 대한 그리움과 연락 끊긴 자녀에 대한 원망, 좋았던 옛 시절에 대한 향수들이다.

“방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분들이라 얘깃거리가 많을 리 없지요. 그저 말을 나눌 상대가 그리웠던 겁니다.”

이날 서씨가 방문한 네 집 가운데 용산동 박순자 할머니는 지병인 당뇨가 악화돼 입원하는 바람에 2주째 얼굴을 보지 못했다.

“전화를 받지 않을 땐 불길한 예감에 가슴을 졸이지요. 가끔은 안부전화가 아니라 생사확인 전화를 걸고 있다는 느낌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생활관리사들이 한달 동안 받는 보수는 60만원 남짓. 발품을 파는 고단함에 비하면 많지 않은 규모다. 용산구가 소액의 활동비를 추가로 지원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구 관계자는 “정부가 예산을 20%나 삭감한 상황에서 자치구 힘만으론 한계가 있다.”면서 “주민 기여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2008-3-14 0: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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