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새는 천막서 아늑한 캐노피로
청계천 광교와 장교 사이에 있다는 뜻의 광장시장에는 5000여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다. 이곳을 터전으로 일하는 상인도 1만 5000여명에 이른다.
종로구는 지난 3월부터 약 3개월간에 걸쳐 낡은 시설을 개선하고, 기반 시설 설치를 지원하는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을 실시했다. 총 5억 6500만원의 예산을 투입, 광장시장 북1문 일대 제례용품 상점들이 모여 있는 곳에 360㎡ 규모의 아케이드를 설치했다.
또 건물 외장공사와 점포 캐노피(덮개)를 설치하고, 화장실·진입 계단 보수, 경관조명·전광판 설치 등을 완료했다. 그동안 비가 내릴 때마다 빗줄기에 고스란히 노출됐던 북1문 구간의 시장 진입로가 아케이드로 아늑하게 덮였다.
점포마다 제멋대로 달려 있던 간판들을 정비하고 의자와 탁자 디자인을 통일시켜 무질서하고 어두웠던 재래시장의 이미지를 확 바꿨다.
2대에 걸쳐 광장시장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정아(43)씨는 “어머니 때에는 비가 오면 천막이나 광목을 치고 장사를 했지만, 이제는 편리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손님을 맞을 수 있게 돼 만족스럽다.”면서 “최근 점심 시간에는 직장인이 많이 찾고, 저녁 때는 청계천에 나온 젊은층이 다양한 먹거리를 찾아 많이 온다.”고 말했다.
종로구는 2004년부터 시설현대화 사업을 차근차근 진행해왔다. ‘종로광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과 협약을 체결한 뒤 광장골목시장의 진입로 정비를 시작으로 아케이드와 만남의 광장, 조형물 등을 설치하고 화장실 개·보수 공사도 시행했다.
●상인대학으로 마케팅노하우 전수
또 오는 10월까지는 안전사고와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오래되고 낡은 전기·소방 등 각종 설비를 보수하고 냄새와 열기 문제가 제기된 먹거리 구간에는 환기시설도 설치하는 등 환경개선사업을 계속 펼칠 예정이다. 한편 종로구는 중소기업청, 시장경영지원센터와 손잡고 1년에 한 차례씩 광장시장 상인들에게 실질적인 경영 노하우를 제공하는 ‘상인 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학은 성공적인 상인 육성을 위한 개인점포 지도, 미국·러시아 등 해외판로 등을 지원하며, 지난해 1기 교육생으로 83명을 배출했다. 2기는 지난 5월12일 시작돼 7월16일까지 총 54시간에 걸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30년째 광장시장에서 포목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기선(52)씨는 “상인대학과 같은 전문교육 프로그램이 상시 운영돼 불황 속에서도 재래시장이 살아남는 영업 노하우를 꾸준히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충용 구청장은 “이런 환경개선 노력으로 위축된 전통시장의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동시에 광장시장이 외국인들이 즐겨찾는 관광명소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2009-6-30 0:0: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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