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철 예결위 의원
2010년 서울 강서구 예·결산 과정에서 구청 간부들에게 ‘호랑이’로 소문난 구의원이 있다. 이영철 의원이다.이 의원은 “도대체 2009년 8억 5000만원, 2010년에는 10억원이 넘는 예산을 이 사업에 투입하는데 무슨 성과가 있었는지 아십니까.”라고 예·결산 과정 내내 집행부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구청 간부가 머뭇거리자 “이게 다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 아닙니까. 자기 돈이 아니라고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예산만 따고 보자는 생각을 버리세요. 무조건 전액 삭감하겠습니다.”라는 그의 쓴소리가 이어진다.
이렇게 축제, 행사, 구청 직원복지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날카롭게 파고드는 그의 쓴소리에 집행부의 항변이라도 나올 법한데 집행부는 묵묵부답, 고개만 끄덕였다.
이 의원이 이번 예결산을 앞두고 ‘완전무장’으로 한 치의 빈틈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500쪽짜리 두 권으로 된 2010년 예산안 책자를 놓고 한장 한장 넘기며 공부했다. 모르고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회계 전문가에게 도움도 받았다.
이 의원은 그렇게 일주일 넘게 밤을 새워 가며 공부했다. 그 결과 2010년 예산에서 의심 가는 사업 40여개를 뽑아 2007~2009년 예산과 비교 분석도 했다. 그의 이러한 노력이 주민들의 ‘혈세’가 바로 쓰일 수 있도록 하는 밑걸음이 됐다. 이 의원은 “‘원칙’과 ‘소신’을 지키면서 공부하는 의원이 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2010-01-07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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