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투표 동의요구안 제출 연기…시민 서명으로 추진될듯
서울시와 시의회가 올해 시내 초등학교에서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례를 놓고 벌인 갈등이 결국 법정싸움으로 이어지게 됐다.서울시는 그러나 무상급식 전면 실시 여부를 주민투표로 결정하는 내용의 주민투표 동의요구안을 이날 시의회에 제출하려던 계획을 다시 연기해 주민투표가 시민 서명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는 18일 시의회가 직권 공포한 ‘친환경 무상급식 등 지원 조례’에 대한 재의결 무효 확인 소송을 대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무상급식 조례는 무상급식 지원 대상을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보육시설로 하고 초등학교는 올해,중학교는 2012년 우선 시행하는 내용이 골자로,시의회가 지난해 12월30일 재의결한 뒤 서울시가 공포를 거부하자 허광태 시의회 의장이 지난 6일 직권으로 공포했다.
서울시는 무상급식 조례가 교육감의 급식 의무를 서울시장에게 강제하는 등 위법조항을 많이 담고 있어 지방자치법 제172조에 따라 무효확인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학교급식법 3조에는 교육감이 학교 급식에 관한 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돼 있는데 무상급식 조례는 서울시장을 학교급식의 실질적 운영주체로 규정했으며,부칙에서 시기를 정해 시장의 판단 재량을 박탈하고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등 지방자치법 제9조를 위반했다고 서울시는 주장했다.
또 자치구청장이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규정된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시장의 의무사항으로 정하고 친환경무상급식지원심의위원회 구성과 운영을 의무화한 것은 학교급식법 등을 위반한 것이라고 서울시는 덧붙였다.
서울시는 이에 앞선 지난해 9월 시의회가 서울광장에서 집회와 시위를 허용하는 내용의 ‘서울광장 조례’를 재의결하고 의장 직권으로 공포하자 대법원에 광장조례 재의결 무효 확인 소송을 낸 바 있다.
서울시는 그러나 무상급식 전면 실시 여부를 주민투표로 결정하는 내용의 주민투표 동의요구안을 이날 시의회에 제출하려던 계획을 다시 연기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당초 지난 12일 시의회에 주민투표 청구서를 낼 계획이었으나 정식 의안인 동의 요구서로 바꿔 17일 제출하기로 했다가 18일로 하루 연기했다.
서울시는 “동의요구안이 시의회에서 무한정 계류되면 소모적 갈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고 이로 인한 시민 혼란도 심화된다”며 “일정한 조율이 될 때까지 동의안 제출을 미루고 최대한 더 협상해보겠다”고 연기 사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무상급식 전면 실시에 반대하는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 시민단체의 서명운동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