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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 하실까요] 김영배 성북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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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형 복지공동체 확대”

“청장님, 재원이 없습니다.” 김영배(44) 성북구청장이 지난해 7월 취임 이래 공무원에게 자주 듣는 이야기다. 젊고 의욕이 넘쳐 새벽 6시면 곳곳을 누비는 그는 동네 한 바퀴를 쭉 돌고 나면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그러나 구 재정과 연결돼 있어 구현하기가 쉽지 않다.

이를테면 김 구청장이 “청소년을 위한 자기주도학습관(월곡동)을 낮에 놀리지 말고 주민을 위해 강연회도 하고 이를 이용합시다.”라고 제안하면,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당장 “재원이….”라는 답변이 나온다. 강의료를 구청에서 50~70% 보조하기 때문이다. 김 구청장은 멋쩍은 얼굴로 뒤통수를 긁으면서 “내년에 할 방법을 찾아볼까요.” 하고 씩 웃을 수밖에 없다.

서울 25개 구청의 연간 예산은 3000억~4000억원 사이이다. 하지만 월급과 복지재원, 토목사업 등 경직성 비용을 빼면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돈은 300억원 안팎이다. 그러니 구청은 1000만원짜리 사업이나 행사를 추가하기도 쉽지 않다. 더욱이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시키겠다며 중앙정부가 지방세인 취득세·등록세를 50% 인하하겠다니 날벼락일 수밖에. 복지예산이 전체 예산의 50% 가까이 차지하는 터에 김 구청장은 ‘지역사회복지협의회’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갈 수밖에 없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이 지난달 28일 종암동의 ‘성북예술창작센터’를 방문, 어린이들이 직접 그린 뒤에 구운 세라믹 공예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설명을 듣고 있다.



●“자율적 운용 예산 300억 뿐”

지난달 28일 김 구청장은 ‘2011년 걸어서 성북 한 바퀴’라는 현장 행정을 위해 길음 1·2동을 방문하는 길에 첫번째로 ‘가인안과’를 찾았다. 프랜차이즈인 가인안과는 동마다 꾸리는 ‘성북형 복지공동체’ 구성에 적합한 모델을 제공하고 있었다.

김 구청장은 올 초부터 각 동에 동장과 복지기관 종사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주민들이 협력하는 복지시스템을 구축해 저소득층이 느끼는 소외감을 극복하고 사회적 관계를 넓혀주려는 일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각 동에 있는 의료기관이나 교육·종교기관 등으로부터 ‘자발적인 도움’을 기대하고 있다. 가인안과는 20개 동에 있는 의료기관 중 가장 먼저 참여하겠다며 손을 들고 나섰다.

가인안과 김도균(42) 원장은 당뇨로 백내장과 녹내장, 당뇨성 망막증이 진행된 홀몸 노인을 진료하고, 무료 수술을 위한 날짜를 잡을 예정이다.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서로 덕담에 바빴다.

김 구청장은 “복지수혜자를 발굴해도 현실적인 제약으로 도와줄 수 없는데, 이렇게 의료봉사에 참여해주니 감사하다.”고 했고, 김 원장은 “의사로 봉사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어 고민했는데, 구청장님이 기회를 만들어줘서 너무 고맙다.”고 했다. 김 원장은 “복지에 대해 큰 뜻을 품고 꾸준히 해나가려는 ‘수장’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니, 구청장이 하시겠다면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봉사를 하고 싶어 하는 선후배 의사들이 많다.”며 외연을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김 구청장은 김 원장으로부터 ‘썩어갈 한 알의 밀알’을 발견한 셈이니 입이 턱까지 벌어질 수밖에 없다.

김 구청장은 “서류상 자식이 있거나 해서 국가가 제공하는 공적부조를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민간으로부터 인적·물적 지원을 ‘지역사회복지협의회’를 통해 실현해 나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만 ‘도시 공동체’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이어 김 구청장은 길음2동에 건설 중인 동일하이빌뉴시티로 발걸음을 옮겼다. 최근 이 건물은 내진 설계가 된 초고층 주상복합건물로 이름을 날렸지만, 김 구청장은 2층, 3층에 기부채납을 받아 꾸미게 될 도서관과 평생학습센터 덕분에 꿈에 부풀어 있다. 낙후지역이 재개발됐지만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만한 곳이 없었던 탓이다. 이런 공공 도서관과 평생학습센터가 마련되면 주민들에게 좋은 일이다. 종암동 청사의 일부를 서울시 어린이집과 종암동 주민에게 돌려주게 된 것도 다행스럽다. 하지만 불만도 빼놓지 않았다.

김 구청장은 “서울시에서 올해 어린이집을 늘린다면서 장소를 달라고 해서 내줬다.”며 “그런데 개조에 드는 5억원 가운데 서울시는 3억원밖에 지원하지 않는다고 하니 구청 살림살이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주민위한 평생학습센터 추진

숭례초등학교에 들른 그는 물가상승 탓에 무상급식의 질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김희숙 영양사의 이야기를 듣고 대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축구 골대 설치해주세요. 또 유리창을 보호하려면 1층 교실에 쇠창살을 달면 좋아요.”라는 등의 민원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그가 청와대비서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터진 신정아 사건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그는 “참여정부 초기에 정무·민정행정관을 지냈지만,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신씨를 충분히 관찰하라거나, 보호하라는 지시를 받은 바가 없다.”면서 “노 전 대통령과 관련한 부분을 언론보도를 통해 읽었지만, 청와대 체계로 볼 때 사실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온종일 비가 오락가락하며 바람도 많이 불어 쌀쌀했지만, 김 구청장은 일본에서 날아온 방사성물질을 걱정하면서도 길음에서 종암동까지 걸어 현장을 챙기고 또 챙겼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2011-04-0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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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