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춘하(46) 서대문구의회 의장의 말은 이런 여운을 남겼다. 생텍쥐페리 작품 ‘어린왕자’의 한 구절을 떠올린다. 황 의장은 취임 후 1년간 줄곧 당(黨) 대 당(黨), 집행부-의회끼리 대립과 반목의 시선보다, 격론을 벌일지언정 진정성이 통하는 소통을 제1원칙으로 세우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려고 애썼다.
“우리만의 색깔을 내기보다 서로의 생각을 듣고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조례를 제정할 때도 반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설득하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시간은 걸리더라도, 박차고 나가기보다 수용하는 용기를 보여줬어요.”
황 의장은 개성이 강한 의회조직에서 중간자 역할을 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일례로 제6대 1기 제179회 임시회 예산결산위원장을 같은 당인 민주당 의원을 추천하는 관례를 뒤집고 한나라당 의원을 추천했다. 어느 당 출신이 맡느냐보다 적임자가 누구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젊은 의장이 자세를 낮추니 관록있는 의원들도 무상급식을 발의할 때 젊은 의원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2011-08-0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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