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뒤 출장내역 올려
고위 공직자들의 외유성 출장을 막고 해외출장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취지로 외교통상부가 2007년 개설한 ‘해외출장정보사이트’(www.visit.go.kr)가 폐쇄돼 한동안 방치됐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5일 외교부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등과 협의해 지난달 초 ‘해외출장정보사이트’ 운영을 중단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당초 사이트 취지에 맞게 정보가 취합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이용자가 줄어들어 사이트를 폐쇄했다.”면서 “정부 내 유사한 웹사이트를 정비해 정보 활용률을 제고하기 위한 차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2007년 1월 운영을 시작한 ‘해외출장정보사이트’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장·차관을 비롯한 부처 고위 공무원, 판검사 및 지방자치단체의 차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들의 해외출장 현황을 제공했다. 실무급 공무원의 출장 및 해외연수 보고서, 방한 인사 기록 등도 담고있다.
국민들이 고위 공직자의 출장 기록을 방문국, 기간, 직책 등에 따라 검색할 수 있도록 해 공직자들의 외유성 출장과 중복 출장 등을 줄이고, 출장 정보를 공유해 경비를 줄이는 등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였다. 사이트가 개통된 이후 한동안은 고위 공직자의 해외출장 횟수 등이 파악되기도 했다.
그러나 출장 보고에 대한 강제 규정이 없어 입법부와 사법부는 물론 외교부·행안부 등 부처들 간 업무 협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정보가 업데이트되지 않았고, 결국 5년 만에 문을 닫게 된 것이었다.
현재 행안부의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btis.mopas.go.kr), 국회사무처 홈페이지(nas.na.go.kr)의 ‘의회외교활동’ 코너가 운영되고 있지만 등록된 정보가 제한적이거나 일반인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결국 외교부는 언론을 통해 사이트 폐쇄 사실이 보도되자 이날 저녁 사이트를 복구하고, 지난 1월까지 이뤄진 출장 내역에 대한 정보를 올렸다. 사이트 폐쇄에 대해 외교부와 행안부가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인 뒤였다. 한 외교 소식통은 “사이트가 뒤늦게 복구된 것은 다행스러우나 정부의 뒷북 조치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seoul.co.kr
2011-11-16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