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럽지 않게 별도 이사 차량 준비하지 마세요”
김황식 국무총리가 24일부터 세종시에서 업무를 시작한다.김 총리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성탄절부터 세종시에서 보내기로 했다. 21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릴 우수공무원 포상 일정을 끝으로 29년 만에 총리실의 중앙청사시대가 마감된다.
| 김황식(가운데)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김 총리, 박재완 기획재정부·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연합뉴스 |
총리실은 정부 수립과 동시에 경복궁 앞 중앙청에 있다가 1983년 세종로 청사로 이전했다.
김 총리는 앞서 19일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대통령 선거 투표를 한다. 대선 관리를 책임진 데다 세종시 총리 공관의 준공 검사 승인이 20일에야 나는 탓에 세종시로의 주민등록 이전이 어려워 삼청동에서 투표를 하게 된 것이다.
김 총리의 세종시 이삿짐은 단출하다. 옷가지와 트렁크 한 개분의 개인 용품 등을 제외하고 별다른 짐이 없다. 당초 총리를 위한 별도의 이사차를 준비하려 했지만 조용하게 내려가겠다는 총리의 뜻에 따라 준비하지 않았다.
“곧 새 주인이 오실 테니 손때를 묻히지 않고 조심스럽게 (세종시 총리공관을) 사용하다 떠나겠다.”는 것이 김 총리의 뜻이라고 주변 관계자들이 전했다.
총리의 집무실은 세종시 신청사 동쪽 끝에 남동향으로 호수공원을 바라보는 3층에 있다. 어진동의 총리공관까지는 차량으로 10분 거리다. 공관은 33㎡ 남짓한 1층 양옥의 살림집과 2층의 사무 건물로 이뤄져 있다.
총리실의 세종시 이전을 계기로 정부는 오는 27일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농림수산식품부, 환경부 등 6개 부처의 이전을 마무리하고 세종청사의 공식 입주식 격인 개청식을 갖는다.
총리는 세종시로 내려가지만 김 총리가 사용하던 정부중앙청사 9층 집무실과 관련 부속실은 그대로 유지된다. 기존의 삼청동 총리공관도 마찬가지로 그대로 운용된다. “외교 사절 면담과 해외에서 찾아온 외국 대표단 및 주요 인사들을 접견하고 연회를 주관하는 한편 대통령과의 주례회동, 국무회의 등 각종 회의 및 행사 등 서울 중심의 활동이 많기 때문에 ‘두 개의 집무실, 두 개의 공관’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는 게 총리실과 행안부의 설명이다. 서울에서의 각종 회의와 의전 활동, 국회 및 주요기관들의 연락 등을 위해 20여명의 총리실 직원이 정부중앙청사 9층의 서울사무소에서 근무하게 된다.
●서울 집무실·공관 2014년까지 유지
유지되는 중앙청사 총리 집무실과 접견실, 대회의실은 9층 전체 넓이인 2050㎡(약 620평)의 60% 정도 되는 1300㎡다.
국무총리를 위한 두 개의 공관과 두 개의 사무실 체제는 일단 2014년까지 유지키로 했다. 예산 절감과 세종시 이전이라는 상징성을 높이기 위해 삼청동 공관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대부분의 정부 부처들의 세종시 이전이 완료되는 2014년 말까지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한편 국토부와 농식품부 등이 떠난 정부과천청사는 최근 다소 음산하고 어수선한 분위기다. 농식품부와 환경부가 같이 쓰던 건물의 4층 이상은 모두 비어 있다. 환경부도 21일 이사를 앞두고 있어 복도가 짐꾸러미로 가득 차 있다. 업무를 보고 있지만 덩치 큰 사물함 등은 모두 빼내 이미 짐을 꾸린 상태다. 직원들 자리에도 개인 물품을 담은 박스들만 즐비하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2012-12-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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