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합격자 많아 인원 조정 노렸나 “2차 어려웠다”
지난달 28일에 시행된 제16회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 제2차 시험을 놓고 학원가에서는 “어려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실 난도 상승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5년 동안의 주택관리사 1차 시험 합격률은 평균 16.3%다. 그런데 지난 8월에 치러진 1차 시험 합격률은 32.4%에 달했다. 이 때문에 합격자 인원 조정을 위해 2차 시험 문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는 곧 현실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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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에 시행된 제16회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 제2차 시험에 대해 학원가에서는 “어려웠다”고 평가한다. 학원 강사들은 올해 1차 시험 합격률이 이례적으로 30%대로 나타난 것을 2차 시험 난도가 올라간 원인으로 꼽았다. 사진은 지난해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에 집중하고 있는 수험생의 모습.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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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소방기본법에 명시된 소방지원활동 범주에 속하는 활동을 묻는 20번 문제,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나온 소방명령에 따른 손실 보상 내용을 다룬 21번 문제, 전기안전관리자에 대한 내용을 활용한 24번 문제(이상 A형 기준)도 종전 시험에서 잘 다뤄지지 않은 개념이어서 풀기가 까다로웠던 문제로 꼽혔다.
내용뿐만 아니라 문제 유형도 수험생들을 당황하게 했다. 주어진 지문에서 옳은 것을 모두 고른 선택지를 정답으로 맞혀야 하는 문제도 세 문항이나 나왔다. 조 강사는 “앞으로 주택법과 임대주택법, 건축법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기타 다른 법률들에서는 실무와 관련된 내용을 다룬 문제 수가 점점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어 “주관식 문제가 확대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성진 박문각 강사는 ‘공동주택 관리실무’에서 가장 어려웠던 문제로 41번, 67번, 70번 문제(이상 B형 기준)를 언급했다. 41번 문제는 주택법령상 최저주거기준을 물었고 67번 문제는 주어진 조건에서 전기실 환기량을 계산하는 법을 다뤘다. 70번 문제는 산업재해보상보험에서 만 60세 이상 근로자의 평균 임금을 산정할 때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박 강사는 “이 세 문제는 수험생들이 거의 맞히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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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주택관리 실무와 관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여럿이었다는 것이 박 강사의 분석이다. 그는 “주거실태조사 사항을 다룬 42번 문제는 공동주택을 운영, 관리하고 시설물 안전 점검 등을 실시하는 관리소장으로서 실무적으로 알 필요가 없는 내용을 물은 것이다. 41번 문제도 마찬가지다. 41번 문제에서 나온 최저주거기준에 관한 사항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알아야 하는 것이다. 주택관리사가 알아야 할 사항인지 출제기관에 묻고 싶은 정도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같이 올해 공동주택 관리실무 과목에서 정작 ‘실무’에 어울리지 않는 문제가 등장하다 보니 수험생에게는 공부가 까다로워진 셈이 됐다. 만일 이러한 출제 방식이 지속된다면 그동안 시험에서 단골손님으로 등장했던 개념을 묻는 문제들은 확실히 맞혀야 한다. 이어 박 강사는 “어려운 문제가 계속 나오는 분위기라면 제1차 시험에서 수험생들을 힘들게 만드는 ‘공동주택 시설개론’보다 더 어려운 시설관리 관련 문제들이 갈수록 많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13-10-10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