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이주여성 동참… 355가구 전달
성북구 김장 행사는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와 달랐다. 저소득층을 위한 나눔은 기본. 우리 음식 문화를 널리 알리는 역할까지 하는 것이다. 지난 8일 구청 앞 바람마당에서 열린 행사에는 중국, 베트남, 일본, 인도네시아, 코트디부아르, 캄보디아, 몽골,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출신 결혼 이주민 등 다문화 가정 구성원 28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새마을부녀회원, 자원봉사자 등 200여명과 함께 김치를 담그며 하나가 됐다. 38개국 대사관저가 위치한 성북구는 이전에도 각국 대사 부인들을 초청해 여러 차례 김장 체험 행사를 열며 우리 음식 문화를 전파하는 데 앞장섰다.
동네별로 차려진 테이블에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이 한두 명씩 어울려 절임배추와 김칫속을 버무렸다. 이태원에서 요리사로 일하고 있는 코트디부아르 출신 아비씨는 한국생활 5년째라 아직 우리말이 서툴러 몸짓 눈짓으로 비법을 전수받으며 즐거워했다. 유일한 청일점인 우즈베키스탄 출신 얼림씨는 솜씨가 야무지다며 베테랑 국내 주부들의 칭찬을 한몸에 받았다.
김영배 구청장도 짬을 내 위생모와 위생옷, 마스크, 고무장갑을 끼고 행사장을 누볐다. 그는 “다문화 가정도 참여해 우리 음식문화를 배우고 정성을 담아 버무린 김치를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자리라 더 뜻 깊다”고 말했다. 바람마당 행사와 동별 행사를 통해 담근 김치는 저소득가정 중증 장애인, 홀몸 노인, 다문화 가정 등 355가구와 사회복지시설 20곳에 전달됐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3-11-1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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