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퇴직관료 등에 특급기술자 자격 부활 추진… “관피아 척결” 여론과 배치
정부가 퇴직 관료를 포함, 발주청 소속 기술사들에게 ‘특급 기술자’ 자격을 부여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하다 발목이 잡혔다.개정안은 현직 공무원과 지자체, 공공기관(발주청) 소속 건설 기술자(감독업무 수행자)들에게 용역감독 경력을 인정, 설계기술자·품질관리기술자 인정 자격을 주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학력·경력 인정 기술사 제도는 1992년 도입됐다가 성수대교 붕괴, 대구지하철 화재 사고 등으로 2006년 10개 부처가 공동으로 폐지한 제도다. 개정안은 자격·학력·경력에 따라 75점 이상이면 특급 기술자 승급을 허용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현장 건설기술 업무를 담당하는 기술사들은 기술사자격 제도 자체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엄익준 한국기술사회 회장은 “퇴직 공무원들에게 자리를 마련해 주기 위한 ‘관피아법’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정태화 국토부 기술정책과장은 “기술사들이 독점적 권리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반대하는 것”이라며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논의를 거쳐 다음주 다시 상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2014-05-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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