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조합, 부지 이전 보상받고도 대체부지 공급 요구하며 거부
25일 LH 경기하남사업본부에 따르면 국토부와 LH는 수산물센터를 덕풍동 하남지식산업센터 인근 U2 부지로 이전하기로 하고 상인조합과 협의 중이다. 또 2017년 3월 말 입주 전까지 U2 부지 내 자족시설용지 8-1블록 2만 3100㎡(주차장 제외)에 가이주 단지 조성을 마치기로 했다.
수산물센터에는 당초 200여명의 상인이 영업하고 있었으나 대부분 보상을 받고 떠났다. 하지만 80여명의 상인은 조합을 결성, 자신들이 원하는 지역에 조성원가 수준으로 대체부지를 마련해 달라며 이전을 거부해 왔다. 현재 상인조합이 점유한 부지는 학교·공원·도로·상하수도 등 도시기반시설이 설치될 곳으로, 10월까지 철거하지 못하면 28블록 1542가구 주민들의 12월 말 입주가 불투명해진다. 28블록 입주 예정자 400여명은 최근 하남시와 LH가 수산물센터 이전에 소극적이라며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다급해진 국토부와 LH가 상인조합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자 이번에는 이전 예정지에 가까운 제일풍경채아파트와 온천마을 주민들이 악취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자족시설용지에 들어설 교회까지 반대하면서 LH와 국토부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주민들은 “LH가 용지임대 규정(조성원가의 5%)보다 터무니없이 싼값(1~2.5%)에 가이주 단지를 상인조합에 임대해 줄 경우 수십억원의 임대 수입이 감소할 것”이라며 “내년 준공 예정인 자족시설용지를 가이주 단지가 철거될 때까지 매각할 수 없어 약 500억원에 이르는 기회비용 손실도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토부와 LH 관계자들에 대한 문책도 요구했다. 그러면서 “LH가 모든 법적 절차를 마치고도 시간을 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경기 LH 하남사업본부 사업관리처장은 “28블록 입주 예정자들을 차질 없이 입주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악취, 해수로 인한 환경오염 등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집달관을 동원하기도 했지만 번번이 무산돼 ‘나쁜 선례’라고 보면서도 막판에 몰려 어떻게든 내보내야 하는 정무적 판단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14-08-26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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