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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선 / 지하철 163×138㎝, 캔버스에 아크릴릭, 2010 전 서울대 서양화과 교수, 제26회 이중섭 미술상 |
영국은
외로움을 관리할
전담 장관을 뽑았다고 한다
파란빛이 도는
블루투스 문양을 따라 그린다
이런 무늬는 누가 만들었을까
바쁘시죠
내가 먼저 묻는 건
기꺼이 외로움을 선택하고 싶어서
혼자 밥을 잘 먹고
일기장을 버릴 수 있고
책에서 가붓하다라는 단어를 발견했을 때
메모장에 적어 두었지만
오늘은 듣고 싶었다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담담하게 엄마가 돌아가신 얘기를 하며
이사해야 하는 사정을 말하는데
달빛이 드리우는 방에 산다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싶었다
두 시간씩 전철을 타고 와
후회를 털어놓고
요즘 듣는 노래를 물어보는 밤
켠 적 없는 블루투스가 연결되었다
곽재구 시인
2019-11-29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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