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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료정책, 시민의 생명을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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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배 서울시의원
어제, 아들의 다리가 부러졌다. 급히 업고 인근 종합병원으로 뛰어가면서 파업 중인데 과연 아들을 진료할 의료진이 있을까 걱정 되었다. 그러나 기우였다.

응급실에는 의사 가운을 입지 않은 채 환자를 돌보느라 분주한 의사들이 보였다. 전공의가 없어 교수가 직접 내려와 아들의 뼈를 맞추어주었다. 파업이라는 극한 선택을 한 와중에, 그들은 ‘공공재’로서의 역할에 충실히 임하고 있었다.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어 시민의 고통과 경제적 타격이 심화되고 있다. 하필 이 와중에 면밀한 연구와 소통의 노력 없이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 확대 등의 정책을 성급히 추진하는 것은 환자를 볼모로 의료계를 압박하려는 저의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물론, 의사는 자신이 했던 선서대로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여겨야 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기 위하여 파업을 하는 행위는 지탄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지금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정책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중차대한 문제로서, 의료계와의 충분한 소통이 필수적인 사안이다. 지방의회 의원으로서 서울시 행정과는 다소간 거리가 있을 수 있는 이 문제를 논하는 것도, 시민의 건강과 생명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 대하여 서울시민을 대변해 목소리를 내야 하는 대의기관으로서의 사명감 때문이다. 또한 서울에는 주요 대형 종합병원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그 병원의 의사들도 시민 아닌가.

코로나19로 대구가 고통 받을 때, 자신의 생명을 귀히 여기지 않고 대구로 달려간 의사들이 있었다. 이때는 의료진 덕분이라며 영웅으로 불리던 의사가, 하루아침에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자신의 이익만 지키려 하는 이기주의자로 전락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여당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과 「남북 보건의료의 교류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해 의료인력을 강제징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역에 집중해야 할 의사들은 불안감과 함께 배신감도 클 터이다.

의료정책의 성공여부는 정책 수혜자인 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얼마나 지켜냈느냐에 달려있다. 정책과정에서부터 시민의 피해가 발생한다면 그 정책은 결코 성공한 것이 아니다. 정부는 시민의 생명을 최우선에 두고, 의료진이 마음 놓고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는 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종식 이후 의료계와 협의체를 구성하여 해당 정책들을 원점부터 재논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성배 서울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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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