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산림청은 관리 책임 놓고 대립만
기후위기 영향… “탐방로 폐쇄 등 대책을”
18일 녹색연합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지리산에서 발생한 산사태 지역 대부분이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 등 고산 침엽수의 집단 고사지역과 일치했다. 산사태는 침엽수의 쇠퇴 및 고사로 뿌리의 토양 응집력이 사라지면서 유입된 강우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더욱이 피해 주변의 침엽수까지 고사가 확산되고 토사가 흘러내리는 2차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최대 위험지역은 중산리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진 코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법계사 개선문부터 천왕봉까지의 구간은 탐방로 서쪽 경사면이 가문비나무 고사목 지대로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개선문에서 응급구조 쉼터 사이 구상나무 군락도 70%가량 고사가 진행된 가운데 향후 2~3년 전체 고사 위험성이 제기된다.
녹색연합은 고산지역 산사태를 기후위기로 인한 국립공원 재해재난 경고로 해석했다. 아고산대인 지리산과 한라산의 구상나무와 설악산·오대산·태백산 등에서는 분비나무 집단 고사가 진행되는 등 백두대간 전역에서 고산 침엽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서재철 녹색연합 상근전문위원은 “국립공원 내 산사태 위험지는 탐방로를 폐쇄, 우회하고 지리산 천왕봉 탐방로는 예약제로 전환하는 등 항구적 대책이 필요하다”며 “기후위기를 반영한 산사태 종합대책이 마련돼 체계적인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2021-10-1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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