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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어인 밥줄’ 주꾸미 낚싯배 2년 뒤 스톱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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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획어업용 어선, 영업 금지 파장

어획량 감소에 낚시선 운영 많아
전국 270척 중 69% 보령에 소재
해수부 ‘관리선’ 분류에 집단 반발
권익위 “어업 가능”… 강제력 없어


낚싯배를 운영하는 구획어업 어민들이 지난 2월 보령 앞바다에서 주요 생계수단인 낚시영업 금지에 항의하는 해상시위를 벌이고 있다.
구획어업 생존권 사수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주꾸미 낚시선을 운영하려고 빚까지 얻어 귀어했는데, 1년 반 후에는 못 한다고 하니 이게 웬 날벼락입니까.”

충남 보령시 오천항에서 낚시선을 운영하는 김희중(55·구획어업 생존권 사수 대책위원장)씨는 8일 “낚시업을 막으면 죽으라는 말밖에 더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처럼 낚싯배를 부리는 귀어인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2024년 2월 7일부터 구획어업용 어선의 낚시 영업이 금지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구획어업은 연근해 어업과 달리 물살이 빠른 해역을 면허 수만큼 나눠 자기 구역에서만 고기를 잡는 어업이다. 어족 감소로 어획량이 신통치 않자 구획어업용 어선을 낚싯배로 많이 운영해 왔다.

이런 낚싯배가 전국 270척 중 186척(69%)이 보령에 있다. 보령이 수도권과 가깝고 초보도 낚기 쉬운 주꾸미가 많이 잡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연근해 어선은 사무장을 둬야 하는 22인승 이상이 많아 귀어인은 대부분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구획어업 면허를 매입했다”면서 “그런데 개발과 수온 상승 등으로 물고기 씨가 말라 구획어업으론 돈이 안 돼 주꾸미 등을 잡는 낚시선 운영으로 생계를 이어 가고 있다”고 했다. 구획어업 어선을 낚싯배로도 쓰는 선주 중 80%가 귀어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배를 건조하고, 집을 짓느라 7억~8억원을 들인 귀어인도 있는데, 낚싯배로 운영하지 못한다는 소식에 면허값이 뚝뚝 떨어진다”고 혀를 찼다.

문제는 2019년 2월 낚시관리 및 육성법 시행령 개정으로 낚시영업에서 구획어업용 어선이 제외되면서 불거졌다. 해양수산부는 2017년 12월 인천 영흥도에서 낚싯배가 급유선과 충돌해 15명이 사망·실종하는 참사가 터지자 낚싯배 안전을 이유로 법을 바꾸면서 구획어업용 어선은 관리선에 포함시켰다. 바지락 등 양식장 관리선과 똑같이 본 것이다.

보령 오천항·대천항 구획어업 어민들은 ‘생존권 사수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1월 국민권익위원회에 낚시업 금지 규정과 관련해 진정을 냈다. 권익위는 최근 이 ‘주꾸미 낚시’ 분쟁에 대해 “구획어업용 배는 양식장 관리선과 달리 낚시관리법상 어업 허가를 받은 어선에 해당한다”고 어민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권익위 의견에는 강제력이 없어 지자체들은 해수부 눈치를 보고 있다. 신동준 보령시 어업지원팀장은 “금어기가 풀리는 다음달부터 10월 말까지 예약이 이미 끝날 만큼 주꾸미 낚시가 인기”라며 “구획 어선이 낚시업을 못 하면 귀어인이 배를 팔고 떠나고, 귀어 정책도 힘을 잃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해수부는 그동안 “구획어업은 ‘어구’(그물) 허가만 내준 것이고, 여기에 이용되는 배는 관리선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어민들은 “그물을 싣고 다니는 배는 제외하고 어구에만 허가를 내준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맞섰다. 어민들은 해상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법리와 어민들의 상황을 검토해 이달 말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보령 이천열 기자
2022-08-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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