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전국 곳곳에서 이른바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가 대량 출몰하며 방제 민원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살충제 대신 콘텐츠를 활용한 공존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은 1일 발표한 ‘서울시 유행성 도시해충 대응을 위한 통합관리 방안’ 정책리포트에서 “현재 추세로 기온 상승이 지속될 경우 2070년에는 한반도 전역으로 러브버그의 확산이 예측된다”고 밝혔다.
러브버그는 기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실제로 올해는 전년 대비 약 2주 빠르게 출현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연구원은 방제 전략에 있어 살충제를 중심으로 한 화학적 방제는 최후의 수단으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계기로 생활화학제품과 살생물제의 위험성이 사회적으로 부각된 이후, 관련 법이 제정돼 2019년부터 시행되면서 국내에서는 살생물제품의 판매 전 환경부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
특히 눈길을 끈 제안은 러브버그를 ‘네모바지 스폰지밥’처럼 캐릭터화해 친환경 생물로 인식시키자는 전략이다.
연구원은 “러브버그, 동양하루살이 등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 곤충을 친환경 생물로 인식시키는 콘텐츠 개발은 생태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다”며 해양 생물학 지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스폰지밥’을 사례로 들었다.
또한 단순한 교육 위주 홍보보다는 스토리텔링과 흥미 요소를 결합한 콘텐츠가 필요하며, 유튜브 등 1인 미디어를 통한 확산을 적극 권장했다.
연구원은 “최근 정부부처와 지자체에서 홍보 수단으로 1인 미디어를 자주 활용하고 있지만, 교육 위주 콘텐츠만으로는 시민들의 흥미를 끌기 어렵다”며 “곤충 관련 흥미 요소와 스토리를 결합한 캐릭터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러브버그는 중국 동남부와 일본 오키나와에 주로 서식했으나, 2022년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국내 대량 발견되기 시작했다.
토양 정화, 꽃가루 매개 등 환경적으로 이로운 역할을 하며 ‘익충(益蟲)’으로 분류된다. 다만, 6~7월 사이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특성상 도시 생활에 불편을 주며 민원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연구원은 “기후 변화에 따른 곤충 생태 변화를 예측하고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친환경 콘텐츠를 통한 인식 개선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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