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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레놀 자폐 위험, 과학적 근거 부족… 공포에 휘둘려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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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10명에게 물었습니다

의학계 “산모 고열 방치 땐 더 위험”
스웨덴 248만명 연구 “연관성 없어”
일부 “무조건 안전한 건 아냐”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태아의 자폐증 위험을 높인다고 주장해 의료계와 맘카페가 발칵 뒤집힌 가운데 24일 서울의 한 약국에 타이레놀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뉴스1


“임신 중 타이레놀을 먹었어요. 아이가 자폐인 게 제 탓일까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신 중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자폐아 위험을 높인다”는 발언을 내놓은 뒤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자폐아 부모 사이에선 ‘내가 병을 안긴 건 아닐까’ 하는 자책이, 임신부 사이에선 ‘고열이 나도 참는 게 최선일까’라는 의구심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오미애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상담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현장의 혼란을 전했다.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공포에 휘둘려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해열제를 쓰지 않고 고열을 방치하면 오히려 태아 기형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의 연관성을 시사한 일부 연구가 있지만 표본이 작고 해석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임신부에게 권장되는 해열제는 아세트아미노펜뿐이다.

정재훈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임신부가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했다는 것은 발열·염증·통증이 있었다는 의미다. 약물 성분 자체보다 이런 상태가 태아 신경 발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홍재식 산부인과 전문의는 “관련 연구 대부분은 표본이 작아 학계에서 정설로 보지 않는다”며 “고열 산모에겐 타이레놀을 쓰는 것이 산모와 아이 모두에게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홍순철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도 “트럼프 대통령이 인용한 연구는 자폐가 아니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관련 연구로,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스웨덴이 출생아 248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는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폐 사이의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준용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교수에 따르면 현재 밝혀진 자폐의 주요 원인은 단백질 생성을 조기에 중단시키는 ‘단백질 절단 신규 변이’를 비롯한 복합 유전 요인이다. 오히려 고열이 자폐와 관련이 있고, 해열제 복용이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도 있다. 강병수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초기 39도 이상의 고열이 지속되면 태아 신경관 결손이나 조산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한정열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영국 연구에서도 아세트아미노펜 노출군의 자폐율은 1.5%, 비노출군은 1.2%로, 차이는 0.1~0.2% 포인트에 불과하다. 1000명 중 1~2명 꼴”이라며 “하루 4000㎎(500㎎ 타이레놀 8알) 이하, 체중이 적은 산모는 3000㎎ 정도 2~3일 이내 단기 복용하는 것은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박중신 대한모체태아의학회장(서울대 산부인과)은 “근거가 전혀 없진 않지만 연관성이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며 “약으로 인한 위험보다 치료 효과가 크다면 발열을 조절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혜정 대한약사회 학술이사는 “타이레놀이 무조건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 모든 약물은 독성이 있어 복용 전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근아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소셜미디어(SNS)에 “자폐는 부모가 뭘 해서 또는 뭘 안 해서 생기는 장애가 아니다”라며 “죄책감을 버리고 검증된 치료와 교육으로 발달을 돕는 것이 지금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세종 이현정·한지은 기자
2025-09-2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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