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군은 23일 지름 5.5m, 둘레 15.7m, 높이 2m, 두께 5∼8㎝로 뚜껑과 본체를 합쳐 모두 45t에 이르는 가마솥 제작에 최근 성공했다고 밝혔다.
솥 뚜껑에는 괴산 군민 단합의 상징으로 군내 읍·면을 상징하는 거북이 12마리와 무궁화 12송이, 화로 12개에는 읍·면의 이름을 새겼다. 이 솥은 80㎏들이 쌀 50가마(4만명분)를 한꺼번에 넣고 밥을 지을 수 있고 솥뚜껑을 여닫고 밥을 푸는 데는 크레인을 이용해야 한다.
세계 최대의 가마솥 제작 아이디어를 낸 이는 김문배 군수다. 지난 2003년 11월 증평지역이 군으로 독립해 나가면서 괴산군은 인구 4만의 미니 농촌자치단체로 전락했다. 예로부터 한 가족은 한솥밥을 먹고 살아온 ‘한솥밥 문화’를 떠올린 김 군수는 가마솥 제작으로 주민들의 정서를 추스리고 단합의 계기를 만들자고 생각했다. 이 솥은 군민성금 2억 2000여만원 등을 포함해 모두 5억 6000여만원의 제작비를 들여 제작됐다.
군은 거푸집을 모두 제거한 후 다듬기 작업을 거쳐 오는 8월 24일 열리는 괴산청결고추축제 전에 괴산읍 동부리 고추유통센터로 옮길 예정이다.
동하주물과 고추유통센터는 차로 20여분거리. 교통통제와 도중에 통과해야 할 하천 다리의 하중을 고려해야 하는 등 이동과 설치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밥을 짓기 위해서 석탄 화로 12개를 동원해 불을 때게 된다. 솥뚜껑을 들어올리는 크레인과 밥을 퍼 옮기는 크레인을 별도로 설치하고, 밥 푸는 기계도 따로 설치된다.
군은 오는 8월의 축제에서 특산품인 찰옥수수 4만개를 넣고 쪄서 관광객에게 돌릴 예정이다. 밥을 잘 지을 수 있는지 아직 검증되지 않아 축제 전에 쌀 50가마를 넣어 시험삼아 밥을 지어볼 계획이다. 성공하면 10월에는 특산품 씨감자, 동지에는 팥죽, 설날에는 떡국을 끓여 군민에게 돌릴 계획이다. 또 ‘세계 최대의 솥’으로 기네스북 등재도 추진한다.
괴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2005-6-24 0:0: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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