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자연 속 휴식공간
동네 뒤편에 위치한 국사봉은 누구나 한번쯤은 가 보았을 작고 야트막한 고향마을의 뒷산처럼 주민들에게 편안한 휴식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산을 오르는 길이 깨끗이 단장되어 있으며 불로천 약수터 근처에는 각종 운동기구와 배드민턴장 등 체육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많은 주민들이 건강과 체력 단련을 위해 이 곳을 찾곤 한다. 또한 서민들의 애환과 기쁨이 묻어있는 불로천의 때 묻은 바가지는 오가는 이들의 목마름을 달래주고, 시름을 잊게 해준다.
지난 10월 봉천1동 골목길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좁고 매연에 그을린 동명아동복지센터 담장이 곱게 단장을 하고 예쁜 모습을 드러낸 것.
이는 서울 문화재단의 ‘예술사랑 문화 나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삭막한 도시공간을 아름다운 예술적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우중충하던 골목 화사해져
9월부터 동명아동복지센터 담장을 중심으로 벽화작업이 시작되었으며 이 프로젝트에 민중화가로 유명한 임옥상씨와 디자인, 회화, 조각 등을 전공한 7명의 미술교사, 동명복지센터 아이들이 함께 참여했다.
교사들은 이 곳에서 아이들의 미술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벽화작업을 진행했다. 아이들에게 ‘고양이와 강아지가 싸우면 어떻게 화해시켜야 할까.’‘코끼리가 골목에서 옴짝달싹 못하면 어떻게 빼 낼 수 있을까.’‘고래뱃속은 어떤 모습일까.’등 질문을 아이들에게 던지고 이에 대한 답을 그림으로 그리게 했다.
교사와 아이들은 일주일에 2시간씩 함께 벽화작업을 했다. 벽에는 그림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만든 고래, 별, 나무 모양의 찰흙 모형을 붙이는 등 어린이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동심의 세계를 담아 벽화를 완성했다.
지역주민들은 이로 인해 골목길이 깨끗하게 변했으며 우중충한 회색 벽이 화사하게 바뀌어 보는 이의 마음도 밝게 만든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저소득 가구에 큰 도움
동사무소에서는 저소득 어르신을 대상으로 무료로 명정을 제작, 증정하는 행정을 벌여 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명정이란 사망한 자의 품계, 관직, 성씨를 기록한 붉은 비단으로 장례 때 장대에 달아 상여 앞에서 들고 간 뒤 널 위에 펴고 관과 함께 묻는 조기다. 장례 때 급하게 제작하면 비용이 비싸 저소득 가정에겐 큰 부담이 됐다. 동사무소에서 이를 지원해줘 주민들은 한시름 덜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50여 점의 명정을 제작, 증정했다. 특히 동장이 명정을 쓰고, 지역 통장들이 천을 다리는 등 제작과정에 참여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저렴한 비용으로 유익한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다면 봉천1동 청사 위층에 자리 잡은 문화의 집을 찾아봐도 좋을 듯하다. 컴퓨터, 서예, 종이 접기, 경기민요, 생활 영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는데 주민들의 참여가 이어진다.
종이접기는 2005 철쭉제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경기민요 교실은 노인 복지센터에서 공연하는 등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런 활발한 활동들이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에는 서울시 평가 우수 주민자치센터로 평가되어 시상을 받기도 했다.
유명숙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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