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가속도를 냈던 서울시 자치구의원의 의정비 책정 작업이 주춤해지고 있다. 다름아닌 강남구 때문이다.
구의원 연봉책정은 지루한 눈치작전 끝에 지난 4월 말을 전후해 이뤄지기 시작했다. 너무 높게 책정했다가는 주민과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을 것을 우려해 눈치를 살피던 각 자치구들이 몇몇 구청이 의정비를 정하자 앞다퉈 그 뒤를 따랐기 때문이다.
| 부자동네의 상징구인 강남구의회(왼쪽)가 최근 의정비를 다른 자치구에 비해 낮은 수준인 2720만원으로 책정하자 인근 서초구의회(오른쪽)가 의정비 책정을 놓고 더 큰 고민에 빠졌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
●2783만원 은평구 2번째 낮아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지던 의정비 책정은 지난 3일 강남구 의정비심의위원회가 25개 자치구 가운데 11번째로 의정비 상한선을 2720만원으로 책정하면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부자 동네의 상징인 강남구가 의원연봉을 다른 구에 비교해 가장 낮은 2720만원으로 했기 때문이다.‘강남은 아마 4000만∼5000만원쯤 할 것’이라는 다른 구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게 한 것이다. 강남구가 의정비를 책정하기 이전에는 은평구가 2783만원으로 가장 낮았었다.
●무릎치며 고민하는 서초구
이에 따라 가장 큰 고민에 빠진 구가 서초구다. 같은 강남권으로 아직 의정비를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강남구가 의정비를 낮게 책정하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가 된 것이다.
서초구의 한 관계자는 “한때 2500만원대로 논의를 하다가 이견이 있어서 논의를 미룬 상태에서 강남구가 의정비를 낮게 책정했다.”면서 “당시 그 수준으로 책정을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이제는 낮게 책정해도 생색도 안 나고, 그렇다고 높게 책정하기도 부담스럽게 됐다.”고 말했다.
서초구는 오는 16일 의정비심의위원회를 열 계획이어서 어느 정도 수준으로 의정비가 정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같은 강남권인 송파구도 아직 의정비를 책정하지 못한 상태다.
●일부 區는 지방선거 뒤로 늦츨수도
아직 의정비를 책정하지 못한 14개 자치구의 경우 일부는 지방선거 이후로 책정시기를 늦추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의정비를 책정해 봐야 ‘잘해야 본전’이라는 손익계산 때문이다. 낮게 책정하기도 쉽지 않고 만약 높게 책정을 하게 되면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의원들도 선거다 뭐다 해서 일정이 빠듯한 데다가 의정비를 낮게 책정하는 데 대해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의원들도 많다.”면서 “5·31지방선거가 끝난 후 의정비를 책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남구 등이 의정비를 낮게 책정한 상태에서 지방선거 이후에 의정비를 책정하더라도 3000만원 안팎 수준을 넘어설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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