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의 한 고위직 공무원은 최근 관용차를 타고 국회 정문을 통과하려다 경비로부터 ‘만차’라는 이유로 제지당했다. 옆문으로 돌아갔지만 마찬가지였다.
운전기사가 있는 만큼 자신은 의원회관 앞에서 내리고 차를 내보내겠다고 이해를 구했지만 “그 얘기를 어떻게 믿느냐.”고 면박만 들었다. 결국 그는 국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의사당까지 걸어야 했다.
이 공무원은 “국회에 제출한 법안을 설명하기 위해 한 의원과 만나기로 했는데 결국 약속 시간에 늦고 말았다.”면서 “국회에 들어가 보니 주차장에 텅 빈 공간이 많았다.”고 울화통을 터뜨렸다.
다른 고위직도 상임위원회에 출석했다가 ‘비표’를 목에 걸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위로부터 혼쭐이 났다. 회의장에 앉아 답변을 준비하던 그는 다짜고짜 다가와 비표 제시를 요구받고 주머니에서 비표를 꺼내 보였지만 경위로부터 “비표는 목에 걸어야 한다.”고 질책을 받았다며 씁쓸해했다.
총리실 산하 정부출연 연구기관장도 최근 국회에 갔다가 씁쓰레한 심사로 돌아왔다. 총리실이 부별 심사를 받는 날 정부출연 연구기관장들은 정무위원회 회의장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옆 소위 회의실에서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대비했으나 한마디도 할 기회가 없었다. 그는 “다른 중요한 업무도 모두 제쳐 놓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대기 상태였지만 어느 국회의원도 정부출연 연구기관에는 한마디의 질문도 하지 않았다.”고 허탈해했다.
예결위원회 운영에도 불만이 쏟아졌다. 부별 결산 실적 등은 서면답변으로도 충분한데 자잘한 것까지 다 질문을 하다 보니 직원들이 대거 국회에 출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행정 공백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