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구청장은 “지난해 완공된 숭실대 앞 분수대는 구민들의 쉼터로 큰 호응을 얻었으며, 구민들에게 삶의 여유를 주고 있다.”면서 “상징거리의 개별 구간들도 특화시켜 누구나 찾아오고픈 거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상징거리 사업은 3년간 85억원을 투입해 가로 환경을 독특하고, 특색있게 조성하는 것이다. 구는 이에 앞서 숭실대 옛 정문에 인공폭포를 갖춘 350m 길이의 ‘걷고 싶은 녹화거리’를 만들었다.
●역사·예술·축제가 어우러진 거리로
29일 관악로 상도역 사거리. 특색없는 인도, 곳곳에 늘어선 한전 분전함과 전봇대, 무질서한 간판들이 일반 여느 길거리와 다름이 없다. 하지만 이 곳이 2008년에는 ‘역사의 거리’로 다시 태어난다. 역사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시설들이 설치되고, 이팜나무, 비비추, 옥잠화, 수호초, 맥문동 등이 가로 환경을 책임진다. 한전 분전함도 정조대왕 행차도와 나룻배 등으로 디자인된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
구 관계자는 “분전함을 아름답게 꾸밈으로써 불법 광고물 등 부착물을 획기적으로 줄여 도시미관을 향상시킬 것”이라면서 “상징거리의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를 정비하는 지중화사업은 오는 3월에 끝난다. 이어 보도 정비와 녹지축 시설 공사가 시작된다. 가로수도 기존 은행나무에서 이팜나무로 교체되고, 곳곳에 눈길을 끄는 시설물이 들어선다.
중앙하이츠∼숭실대 정문은 ‘축제의 거리’로 꾸며진다. 지난해 숭실대 녹지공간에 벽천이 설치됐고, 소규모 야외 무대를 조성해 이벤트, 축제 공간을 마련했다. 특히 야간에는 형형색색의 조명과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해 오고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다만 겨울에는 이들 공간의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숭실대 정문∼봉천고개 구간은 예술이 테마다. 전시벽 등 전시공간을 마련해 주민 참여를 유도한다. 또 전시 공간 주변으로 다양한 휴게시설이 배치된다.
구 관계자는 “관악로 주변에 상가와 아파트, 학교 등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어 상징거리가 조성되면 구의 새로운 발전 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인들의 협조가 절대적”
거리에 조성되는 사업인 만큼 도로변 상가들의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아직 미지근하다. 이 때문에 간판 정비와 무허가 건물들의 철거가 쉽지 않다. 숭실대측의 협조로 안쪽 도로는 어느 정도 다듬어졌지만 반대편 거리는 아직 간판 정비조차 안됐다. 토목과 유주옥 주임은 “현재 이 부분에 대해 상가 사람들과 논의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지중화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숭실대 정문 주변의 노점상 철거도 만만치 않다. 숭실대 정문은 ‘예술의 거리’의 핵심적인 장소. 하지만 우후죽순 자리를 잡은 노점상 탓에 거리 정비가 지연되고 있다. 노점상에 대한 보상이 마련되지 않는 한 양측의 마찰이 우려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07-1-30 0:0: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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