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업체에 1800억원 지원 등 감사원, 석탄공사 등 31곳 감사
대한석탄공사는 부도난 건설업체에 1800억원을 지원하고, 증권예탁결제원은 직원 신규채용시 점수를 조작,5명을 합격시키는 등 공기업의 부실경영과 인사전횡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감사원은 26일 31개 공기업에 대한 예비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적발, 이들 공기업 임원 10명을 업무상 배임과 사문서 변조 및 업무방해죄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석탄공사는 지난해 4∼5월 석탄산업 침체 등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차입금을 단기유동 자금으로 조성, 일부인 418억원을 1차 부도난 M건설업체의 어음을 매입하는 데 사용했다.
또 M건설업체의 어음이 거래중지돼 투자금 손실이 우려되자 퇴직금 중간정산 등을 위해 11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허위문서를 작성, 회사채를 발행했다. 회사채 발행을 통해 마련된 자금으로 지난해 6∼11월 31회에 걸쳐 M건설업체에 저리로 모두 1800억원을 지원, 부도를 막아 줬다.
감사원은 석탄공사 유동자금 운용 담당본부장, 처장 등이 비정상적 투자를 주도했고 사장은 이런 사실을 추후 보고 받았으나 사건을 묵인·방치했다고 밝혔다.
1800억원 가운데 회수한 700억원을 제외한 1100억원은 채권담보도 없이 빌려줘 회수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증권예탁결제원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직원 신규채용시 고득점자 순으로 최종합격자를 결정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하고도 임원면접 점수표의 23곳을 조작, 합격순위에 있던 5명을 탈락시키고 순위 밖의 5명을 합격처리했다가 적발됐다. 게다가 최종 선발 전단계인 필기시험 및 실무진 면접에서도 점수를 수정 또는 가필로 조작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한 자회사는 직원 명의로 통장을 개설해 대출·리스 등을 받은 60여개 업체로부터 친목도모 조로 연회비 30만∼100만원을 받아 최근까지 1억 2000만원의 회비를 거뒀다. 자회사 임원들은 지난 21∼22일 제주도 골프장에서 거래업체 사장 17명과 라운딩으로 1400만원을 쓰는 등 모두 7000만원을 회비로 사용했다. 감사원은 이날 라운딩의 향응·접대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다른 공기업에 대해서도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직무유관 업체에 불필요한 부담을 준 사실이 있는지 등을 추가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2008-3-27 0: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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