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군은 오는 17일까지 메밀꽃 오페라학교 측에 오페라 의상 등을 모두 옮겨 줄 것을 통보했다고 12일 밝혔다. 오페라학교가 사실상 문 닫는 수순을 밟고 있다.
메밀꽃 오페라학교는 폐교된 용평면 용전리 용전초등학교를 2003년 새롭게 단장한 뒤 어린이와 지역 주민,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오페라를 체험할 수 있도록 설립됐다. 오페라학교로 시설을 리모델링하는 데만 국비 7억원이 소요되는 등 모두 10억원이 들어갔다.
평창군은 당시 도 교육청으로부터 영동고속도로 인근의 용전초등학교를 2007년까지 무상으로 임대받아 오페라학교에 위탁운영권을 줬다.
이후 해마다 여름철이면 한 달 정도씩 메밀꽃 오페라축제를 열어 오페라를 공연했다. 또 어린이들과 관광객, 지역 주민들에게 오페라 무료 체험 기회를 제공하며 평창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무상임대 기간이 끝나자 강원도교육청이 교육재원 확충 등을 이유로 한 해 2000만원 안팎의 임대료를 받겠다고 나서면서 학교 운영이 파국을 맞았다. 전기세 등 각종 운영비를 사비를 털어 사용해온 설립자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지난해부터 축제 등 체험행사도 중단된 상태다. 궁여지책으로 지난 2007년부터 올해까지 인근 둔전평 농악회가 시설을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오페라학교 운영이 어려움을 겪자 평창군에서는 새로운 시설이나 업체를 유치해 지역 소득사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제조업체 유치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타진하고 있다.
평창군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영동고속도로 인근의 요지임에도 불구하고 오페라학교는 더 이상 수익 창출이 안 될 뿐 아니라, 임대료 등을 이유로 운영도 어려워져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 활성화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운영비가 없어 문을 닫아야 하는 오페라학교측은 “지역 명물로 자리잡던 오페라학교가 행정 당국의 지원이 끊겨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면서 “어떤 방법으로든 다시 문을 열어 대관령을 오페라의 요람으로 키우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오페라학교는 군청으로부터 의상 등을 철거할 것을 통보 받은 이상 일단 정리해 인근 감자 저장고를 빌려 옮길 방침이다.
메밀꽃 오페라학교 설립자인 김기원 관동대 교수는 “행정 당국이 조금만 관심을 갖고 도와주면 세계적인 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는데 너무 애가 탄다.”고 말했다.
평창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