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공기업 구조조정은
방만·부실 경영 때문에 구조조정 지시를 받은 지방공기업들의 움직임이 더디다. 통영상수도 등 지방직영기업 3곳이 다른 지방자치단체와의 통합위탁을 통해 막대한 적자를 낮추려고 안간힘을 쓰는 등 일부 공기업들이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지만, 1년째 실제 전문기관 위탁이 이뤄진 곳은 한 곳도 없다.●엑스포공원 등 9곳 청산 등 지시
1년 전 행정안전부는 방만·부실경영 지방공기업 9곳에 대해 청산조치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지시했다. 이 조치로 지방공사 대전엑스포과학공원이 청산절차를 밟고 있으며 조건부 청산이었던 부평시설관리공단 등 일부 공기업은 살아남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
19일 부평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경영수지비율은 지난해 목표치였던 50%를 뛰어넘어 58%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17%포인트가량 끌어올린 수치. 또 현수막 지정게시대 관리 등 수익 창출을 위해 사업다각화를 시도하고 팀당 5명으로 운영하던 공원관리팀·사업지원팀도 통폐합했다.
고객만족도가 62.5점에 그쳤던 시흥시설관리공단도 목표치 70점을 71.8점으로 가까스로 넘겼다.
●10년간 단 1곳만 청산
해마다 불어나는 적자, 낮은 고객만족도, 실제 주민에 제공된 물인 유수율이 평균 50%(지자체 평균 81%)에 그쳐 전문기관 위탁 결정이 내려진 포항·경주·통영상수도는 다른 지자체와 통합위탁을 추진중이다. 통영상수도는 경남서부권인 사천·거제·고성상수도와 통합위탁을 위한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논의 중이다. 포항·경주상수도는 영천·영덕·울진상수도와 합쳐 운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초 1년 내 위탁실시키로 했던 계획과 달리 현재로선 달라진 게 없다. 노조 반발과 정치적 갈등이 심해서다. 때문에 수도관 개량 등 관련 조치에 대한 일정도 늦춰지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 2004년부터 따져도 5년 동안 164개 지방상수도기관 가운데 전문위탁한 곳은 15곳(9%)뿐이다. 2000년 이후 46개 부실공기업 경영진단을 실시해 실제 청산된 기업도 ‘정남진 장흥유통공사’ 등 2곳에 불과하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방상수도 전문위탁은 오는 10월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장담하기는 어렵다.”면서 “지난 3월 213개 지방공기업의 이행계획서를 받아 검토하고 있으며 다음달 결과가 나온다.”고 밝혔다.
●자율성·책임 동시에 강화해야
전문가들은 지방 공기업을 효율화시키기 위해 ‘자율성’과 ‘책임’을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수를 줄이는 방식보다 경쟁력과 수익 창출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민간 경영형 마인드를 가진 최고경영자(CEO)를 투입하는 등 효과적인 경영 기법을 도입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원구환 한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공기업 예산 편성시 총액만 결정하고 세부항목은 공기업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톱다운’ 방식을 도입한 뒤, 경영 성과 책임을 엄히 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지자체로부터 의뢰받는 일이 잦은 공단의 경우 비용 절감을, 공사는 새 사업 등으로 산출을 늘려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용석 연세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서면 위주의 지방공기업 성과평가 방식을 실사 위주로 전환하고 300% 이상 과도하게 책정돼 있는 성과급을 철저한 평가를 통해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주리 임주형기자 jurik@seoul.co.kr
2009-4-20 0: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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