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에 세계박람회를 치르는 전남 여수시에서는 지난 2~3일 거북선대축제 때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하는 사고로 10여명이 경찰조사를 받았다.
사고는 1시간 만에 잇따라 터졌다. 3일 오후 7시45분쯤 여수경찰서 앞에서 가장행렬에 나섰던 기수 채모(61)씨가 폭죽소리에 놀라 날뛰던 말에서 떨어져 이틀 뒤 숨졌다. 다른 기수 1명도 찰과상을 입었다. 앞서 이날 오후 6시40분쯤 자산공원에서 봉수대 재현 행사를 준비하던 시청 공무원 2명이 취급 부주의로 연막탄이 폭발해 2도 화상을 입었다. 2일에는 오동도 앞에서 여수 국제범선축제에 참가해 레이스를 하던 홍모(57)씨가 바다에 빠져 숨졌다.
거북선대축제는 기존 4개 축제가 합쳐지면서 행사별 민간인 추진위원회가 따로 구성됐다. 이러다 보니 축제에서 통합조정 능력이 떨어졌다. 4개 추진위원회의 위원 21명은 여수시장이 임명했다.
이번에 사고가 난 통제영 길놀이 행사를 주관한 진남제전추진위원들은 “말이 길놀이에 온 사실을 행사 당일에야 알았다.”고 주장했다.
박기수(75) 진남제전추진위원장은 “여수시에서 진남제전추진위원회로 보내준 예산은 2억 2229만원이었으나, 이 가운데 여수시가 길놀이 행사경비 7260만원을 그대로 넘겨 달라고 요구해 그렇게 해줬다.”며 추진위가 사고와 무관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여수시는 행사지원을 하고 진행방법 등은 추진위원회 쪽에서 알아서 했다.”고 말했다.
여수경찰서는 사고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해 여수시청 담당공무원과 진남제전추진위원, 말 이벤트 회사 관계자들을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축제 안전대책 가운데 과실 부분을 찾고 있으나 서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폭죽은 여수시에서 터뜨린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일부 시민들은 “여수시나 행사 주최측이 안전사고 예방대책 마련에 소홀한 채 이벤트에만 열을 올리다 보니 사고가 잇따르는 것 아니냐.”고 싸잡아 비난했다. 여수시민협은 성명서에서 “수사당국은 엄정한 수사로 진상을 규명하고 여수시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축제 행정을 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가족들은 축제추진위원회가 아닌 여수시를 협상 당사자로 해 추모비 건립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전남도 22개 시·군에서 계획 중인 축제는 34개다. 여수시는 앞으로 국제청소년축제 등 7개 행사를 치른다.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전국에서 개최되는 지역 축제를 각각 942개와 921개로 다르게 파악했다. 문화부는 지역축제에 연간 70억원을 지원하나 안전관리 지침도 없고 사고 현황도 파악되지 않는다고 실토했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2009-5-22 0: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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